한국일보

애국엔 너와 내가 다를 수 없다

2010-06-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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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영(한미역사문제연구위원)

애국이란 말의 사전적인 정의는 나라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나라의 구성원인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나라사랑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자기희생이 있다면 그 희생은 값비싼 애국이 된다. 과거 우리 나라가 일본의 지배를 받던 시대와 6.25전쟁을 겪으면서 목숨을 초개처럼 버린 독립투사의 희생과 북한의 침략을 막아내기 위해 싸우다 전사한 전몰장병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우리 나라가 세계 속에 이렇게 존재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 겪고 이겨낸 시련의 역사가 6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국민들의 의식수준과 애국관도 변한 것 같다. 경제 선진국으로 국민소득 2만불을 향해 달려가는 나라가 되다보니 정치인과 국민은 애국이란 말은 잠꼬대 같은 말이 되어 버리고 개발이란 새 유행어를 범람시키면서 개인과 사회, 국가존립의 가치관이 이념이란 한풀이 속에 무섭게 흔들리고 있는 나라가 조국의 현실이 되어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 민족은 어떤 사건을 겪을 때마다 명분과 실리를 구별치 못하고 이념에 매달리는 일로 인해 실리를 잃는 경우를 역사를 통해 수없이 경험하고 있다. 최근 본국에서 버러진 불행한 사태들은 미주의 한인들까지 분노시켜놓고 있다. 천안함을 폭파시킨 가해자가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입증은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캐나다의 전문 조사관도 전면 동의한 조사결과이다. 그런 결과에 대해서 북한집단이 자기들의 소행이었다고 시인하고 사과할 것은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더욱 놀라운 일은 천안함 침몰의 진상을 밝히는 일에 일부 국민과 좌파 정치인, 지식인이라고 나서고 있는 사람들이 북한 세습 독재체제를 옹호하고 그들의 주장을 따르고 대변하는 현실 앞에 놀라움도 크지만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다. 지금 본국에서 보여주는 혼돈은 명분도 실리도 져버린 회생이 따르지 않는 인기중심의 애국론자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었다. 피흘려 지켜온 내 조국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북한 김정일에게 바치려는 친북세력들이 지방선거에서 득세하는 촌극을 벌려 걱정되는 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이 저지른 만행으로 명백하게 밝혀졌음에도 친북 정치인과 좌파성향의 지도
자들은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기보다는 미군에 의한 폭파설을 퍼트리며 북한을 감싸고 정부를 비난하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우리 나라가 처해있는 국제적인 환경을 정치지도자들이 어느 만큼 파악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국민은 어느 것이 실리적인 애국인지를 제대로 판단할 줄 아는 정치지도자를 찾는 일에 눈을 크게 떠야 한다. 나라가 위기를 겪는 것은 외부 도발보다는 내부분열이 더 무섭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라를 지키고 애국하는 일에는 너와 내가 다를 수 없다는 사실은 역사가 가르쳐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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