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아공 전사들, 화이팅

2010-06-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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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충(미디어 리서치 대표)

아프리카여행시 많은 사람들이 대개는 케냐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찾는다. 영어가 잘 통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얼마전 나이로비에 머물며 케냐의 이곳 저곳을 본 다음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 시 외곽에 여장을 풀고 한 달 가량 남아공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이 곳의 첫 인상은 아프리카가 아닌 유럽의 어느 도시에 들어 온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지나고 도시변두리와 교외로 나가 보면서 그 곳의 완연히 다른 두 얼굴의 모습의 나라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

유명한 요하네스버그 도심 복판에는 대낮인데도 차를 대기가 겁이 났다. 그 곳에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어느 한인의 초청으로 그의 업소와 가정을 방문할 수 있었다. 주유소 옥상에 토치카 같은 옥탑방을 만들어놓고 보초를 세우고 안에서 CCTV로 바깥 사정을 워치하는 것이 그의 하루 일과였다. 사는 집은 철대문에 담장위로 전기선을 둘러놓고 현관과 중문에는 철책을 해놓고 침실 입구는 아예 이중 철책으로 막아 놓았다. 들창 같은 것은 보이지도 않았다.
남아공 백인들의 선조들은 원주민들을 동원해 금과 다이아몬드 채굴로 부를 쌓을 수 있었고 대부분 그것들이 대를 이어져 오고 있다.

반면 아프리카인의 경우 1990년 인종차별정책이 폐기되기 전까지만 해도 수돗물, 전기, 공공의료를 이용하지 못했다. 남아공 농지의 87%를 아직도 백인들이 틀어쥐고 있다. 남아공은 지금 그래서 잘 사는 사람들을 곁에서 지켜봐야 하는 빈곤층이 물불 가리지 않고 총을 드는 것도 불사하나보다. 선전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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