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웃을 찾아서

2010-06-0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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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홍(뉴욕신광교회 목사)

우리 교회는 3년 반전부터 아이티 선교를 시작했다. 그들의 삶이 너무 팍팍하고 힘들어 보였기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고픈 순수한 마음이 동기였다. 아무래도 수도는 많은 손길이 미칠 것을 생각해서 우리는 작은 도시를 선택하기로 했다. 때마침 그 도시의 전도사님이 자기 고향에서 일하고 싶다는 결심과 맞아 떨어지게 되었다. 단기 선교를 몇 번 다녀오고 나서 선교센터를 마련하고자 여러 교회들이 협력하여 땅도 사고(2천평 정도) 교회당과 선교관과 클리닉 센터를 마련키로 하였다. 그런데 지진이 났으나 다행히 우리 선교지역은 피해가 없었다. 그리고 수도에서 많은 이재민이 들어오게 되었다. 원래 그 도시(생막)는 아이티의 중앙지점이며 15만명의 인구도시였는데 우리가 땅을 사고 선교센터가 시작될 무렵 불란서 부대통령이 와서 1억달러를 주면서 도로만 고치라고 했다.

우리가 거기를 가려면 2시간 반이 걸렸는데 지금은 도로공사가 끝나서 한 시간 정도면 가게 되었다.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요 선교에 힘을 얻게 되었다. 요사이 많은 사람들이 아이티 선교를 한다고 해서 우리는 입 밖으로 선교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동정만 보고 있었다. 많은 돈이 아이티를 위해서 모아지고 전달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안타까웠다. 한 푼이라도 바르게 쓰여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급기야 뉴욕 교협과 뉴저지 교협과 필라델피아 교협 더 나아가 뉴욕 사랑의 재단이 힘을 모으기로 하고 대표들이 자비를 들여서 다녀왔다. 아이티의 광경은 한마디로 표현해서 절망의 도시가 되었다. 어느 곳이나 힘든 곳이 있으면 다른 모습의 양면성을 보게 된다. 전에는 그 나라는 인구의 60%가 하루에 한 끼를 먹고 살았다.

지금은 많은 구호기관이 들어가 하루에 두 끼를 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저들의 얼굴은 핏기가 더 있어보였고, 구호물자 때문인지 행상이 길을 메우고 있었으며, 도로에는 너무 차가 많았다. 짧은 거리도 한 시간은 예사였다. 기름은 갤런 당 미화 10달러인데도 말이다. 특히 쓰러진 건물 중 큰 건물은 대부분 관공서 아니면 병원이었다. 부패한 국가의 전형적인 현상 곧 자기가 근무할 곳까지 부실공사를 한 것이다. 그곳에서 제일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찾아보았다. 물이다. 군데군데 7-8개의 드럼통에 물을 채우고 그곳에서 식수를 가져가도록 하는 모습이 종종 뜨였다. 그곳은 지하수는 나쁘지 않다고 들었다. 약 80M쯤 암반을 뚫고 들어가면 깨끗한 생수가 쏟아져 나온다고 한다. 그곳에서 우물 하나를 파려면 약 6000달러 정도가 든다. 그래서 우리는 교회당을 택하여 수리도 하여주고 터가 있는 곳에 우물을 파주기로 했다. 많은 손길을 기다려 보기도 한다. 이번에 우리 교회에서도 우물파주기(아이티와 니카라과)를 하려고 선교바자도 했다.

한가지, 비판이 아닌 건설적인 건의를 하고 싶어서 하는 이야기인데 한국 기독교가 아이티를 위해서 많은 돈을 모금했다고 한다. 그 나라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서 그 돈을 사용했으면 한다. 예를 들자면 병원이나, 학교 등이 필요할 것이다. 들은 바로는 돈이 많아 국가와 협의해서 쓴다고 하는데 국가대 국가로 돈을 주면 결국은 부패한 나라에서 그 돈을 바르게 사용하기 어렵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다. 성금이 바르고 알차게 쓰여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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