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방어에도 한계가 있다

2010-06-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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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임상조교수)

“가족이 많은 돈을 들여서 경비원을 고용했다. 어느 날 괴한이 침입해서 가족을 해치고 달아났다. 이때 경비원이 사과 한 마디 없이, “너무 감쪽같이 괴한이 침입해 속수무책이었다”고 괴한 탓만 늘어놓는다면 그 경비원은 두말없이 즉시 해고감이다. …국민이 천문학적인 예산을 국방비로 쓰게 해서, 이번 천안함 사태를 미리서 막으라고 했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발표한 담화내용을 보면, 이런 사태가 촉발된 것을 외부침입자의 탓으로만 돌리려는 책임회피의 기미가 역력하다. …이런 준엄한 위임을 받은 경비원은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는데도 주인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 마디 없이 북한 탓과 낙후된 무기타령뿐이다… 당국의 원인 발표와 대통령의 담화를 아무리 봐도 스스로를 돌아보는 문구는 볼 수 없다.

혹여 위의 글은 한국일보 지난 27일자 오피니언란에 게재된 조윤성씨가 쓴 ‘2%가 부족한 대통령 담화’ 제목의 글 내용을 간추려 적은 것이다. 이 글에는 “군 장성들이 무슨 개선장군처럼 앉아서 원인 발표를 하는 모습을 보며 구역질이 났다” “불쌍한 부하들을 죽인 패잔병 주제에 너무 당당하더라.” 라는 김용옥 교수의 말들도 적혀있었다.위의 글은, 천안함 사태가 생긴 것은 이명박 정부하고 대한민군 군인들의 책임이고 잘못이라는 인상을 풍겨주고 있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


911사태는 알카에다 테러리스트들이 민간비행기를 납치해서 뉴욕의 쌍둥이 빌딩을 폭파시켰다. 사태진상조사위원회에서, 911사태는 상상력부족 때문에 예방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테러리스트들이 민간 비행기를 납치해서 공격해오리라고 미리서 상상을 하지 못했기에, 방어를 못한 것이었지, 미국의 보안요원들이 게을렀거나 혹은 임무를 소홀하게 수행했기에 생긴 사태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번 천안함 사태도, 이북 테러리스트들이 잠수함을 타고, 물 밑으로 와서, 몰래 천안함을 침몰시키리라고 미리서 상상을 하지 못했기에, 예방을 하지 못했었던 것이다. 한국의 해군이 게으름을 피웠기에 생긴 사태는 결코 아닌 것이다. 이번 사건은 이북이 한 짓이고, 이북은 마땅히 응당한 처벌 (전쟁 말고)을 받아야 한다.

이북은 미얀마 아웅산 폭탄(83)테러, 대한항공 폭파(87)도 자기네가 하지 않았다고 지금도 우겨대고 있다. 6.25남침도 여전히 부정하고 있다. 해놓고도 하지 않았다고 우겨대는 것은, 마치 도적들이 잡혀서 영창에 들어가지 전까지는 계속 도둑질을 하는 식으로, 이북도 자기네들이 했으니까 잘못했다고 진심으로 사죄하기 까지는 계속 남한에 테러를 저지를 것이다.
이북이란 나라는 국민을 어떻게 하면 잘 먹여 살릴 수 있을까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 하면 남한을 테러해서 남한국민들을 못살게 굴까 하는 데 온갖 정신을 다 쏟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이북으로부터의 침입과 테러를 방어하기 위해서 우리는 한국 정부를 밀어주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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