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가슴 철렁하게 하는 교내 총기 사건

2010-06-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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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재학중인 한 남학생이 장난감 총으로 교사와 학생들을 위협하며 소동을 벌이다 체포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학생은 14세로 사건 당일 진짜 총과 흡사한 총을 들고 교사와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갑자기 가방에서 총을 꺼내 교사와 학생들을 위협했다고 한다.이 학생은 또 건물 밖으로 나가 학교 인근 교차로를 지나는 차량에도 총을 겨누며 운전자를 위
협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 학생은 은퇴경찰 주민에 의해 무장해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건 당일 이 학생이 소지한 총은 근거리에서 발사할 경우 위험을 동반할 수 있는 것이어서 만일 그의 행위를 막지 못했으면 자칫 인명피해도 발생했을 우려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학교는 이런 사건이 벌써 올해 두 번째나 되어 사건 당일 전교생이 학교에 갇혀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비록 타민족 학생이 저지른 사건이긴 하지만 남의 이야기로 들리지 않는다. 한인 학생들도 뉴욕주에 상당수 재학중이고 문제는 언제고 일어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최대 인명 참사를 낸 버지니아 공대 한인2세 조승희학생이 저지른 최악의 교내 총기 참사사건이 떠올라서다.이 사건은 33명의 사망자 등 60여명의 사상자를 낳으면서 전 미주지역의 최대 학생총격 참사로 기록되는 사건이었다. 특히 한인학부모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든 사건이었다. 떠올리기도 싫은 이 사건으로 인해 한인부모들은 교내학생 총기 사건 하면 으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게 사실이다.

얘기가 비약된 건 그만큼 미국속에 자라나는 우리 2세들에게도 학교생활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잘 보살피지 않으면 자녀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이번 사건은 다행히 피해없이 끝났지만 한인부모들에게 주는 경각심은 크다고 할 수 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겪는 심리적 갈등이나 마찰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교사나 전문인을 찾아 상담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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