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밑진 장사

2010-06-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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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춘(수필가)

자본주의 세계에서 밑진 장사란 견디기 어려운 상처이다. 김대중 정권시절 대북 지원금은 2조 7000여 억원을 들였으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 상금으로 900만 스웨덴 크로네, 한국 돈으로 약 10억 40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손익계산을 따지면 거덜이 난 장사속이지만 그래도 한국이 부자나라여서 그럭저럭 잘 꾸려 나가고 있다. 또한 노무현 정권에서 이북에 퍼다 준 자
금은 5조 6000여 억원이라니 잃어버린 10년 세월에 북한으로 흘러간 국민 세금이 도합 8조 8000억 여원이라는 통계가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독소 불가침 조약, 영·독 불가침 조약 등이 있었지만 비준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세계 대전으로 불붙은 유럽의 역사가 있다. DJ가 방북하여 붉은 카펫을 밟고, 붉은 인조 꽃다발을 흔드는 인민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 김정일과 만찬을 끝내고 38선을 넘어 돌아오며 토해낸 일성(一聲) 대갈(大喝)이 “이제부터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는 호기 있는 선언이었다. 김정일과 암묵적 구두조약이었는지 문서화된 불가침 조약인지 후속 발표를 듣지 못한 채 김 전 대통령의 육성 성명으로만 귀에 맴돌고 있다. DJ가 역대 대통령 중 명석한 인물이었지만 10년 후 대한민국의 전함이 김정일의 명령으로 피격 침몰할 것과 북핵 개발, 미사일실험은 미처 예견 못하였나 보다.


한반도가 종전 선언도 없는 휴전 상태의 대치상황에서 주적 개념을 지워버린 방위태세로 국민들은 태평성세로 알고 국가안보는 극도로 해이해졌다. 몇 년 전 30여년 만에 필자가 군 복무시절 고생하였던 경기도 모처 휴전선 뒤 그 주둔지를 찾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부대명칭은 바뀌었지만 155m 곡사포대의 우람한 포구는 여전히 북을 향하여 있고 진지는 옛날 그대로지만 내무반을 들여다보니 병사들은 사복이나 운동복을 입고 슬리퍼를 끌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서는
그들의 긴장상태를 엿볼 수 있었다.

전방을 방어하는 진지 병사들의 해이한 정신 상태로 미루어 보아 한국군의 전체적 정신무장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 한미 방위조약의 미군의 주둔이 없었다면 한반도의 정세는 생각만 하여도 아찔한 상황이다.8조 여 억원의 시혜를 받은 김정일 정권은 은혜를 천안함의 마흔 여섯 꽃다운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한 발의 어뢰로 갚았다. 남북교류 협력으로 금강산 관광산업, 개성공단 경제활동이 발상은 좋았으나 결과적으로는 입 벌린 악어의 혓바닥 위에서 잔치를 벌인 순진한 개구리들의 향연 같다.

천안함 피격 후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처럼 주적개념을 다시 명확히 하고 국가보안법을 보완하여 해이하여진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다시 추슬러야 한다. 북한 공산정권이 구 소련처럼 무너질 때 까지는 상식도 이성도 없는 북한정권을 경계해야 한다. 햇빛 정책의 환상 속에 우리는 북한과의 거래에서 분명히 밑지는 장사를 하여 왔다, 성하의 계절 유월이 성큼 닥아 왔다. 상기하자 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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