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세대 간 충돌과 소통 조명 영어 창작극 무대에

2010-03-0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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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국문화원(원장 김재원)은 문화원 개원 30주년 기념으로 캘스테이트 노스리지(CSUN)와 함께 영어창작단막극 드라마 2편을 19일부터 총4회 문화원 3층 아리홀에서 공연한다. 이 연극은 약 1시간 길이의 단막극 두 편이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공연된다. 1부에서는 백상예술대상 희곡상을 수상한 이언호씨의 작품 ‘쟈스민이 시계 왼쪽 방향으로 도는 이유는’을 영어로 번역해 공연하고, 2부에서는 코넬대학 영문학 학사, 예일대학원 석사학위를 마친 2세 작가 비비안 계씨의 연극 ‘방탕한 딸’을 공연한다.


한국문화원 개원 30주년 기념 공연
1·2세대 작가 작품 주류사회 소개


1세 작가가 한국어로 쓴 작품과 2세 작가가 영어로 쓴 작품을 나란히 무대에 올림으로써 각기 다른 입장과 시각에서 본 이민 1세대와 2세대의 갈등과 화합을 조명하는 한편 영어공연을 통해 한국의 극문학을 주류사회에 소개하기 위한 행사로 마련됐다.


이 공연을 제작한 김아정 교수(CSUN 연극역사학)는 “한인 커뮤니티에서 1세와 2세가 문화를 교류하는 공간이 없는 점이 안타깝다”며 “이렇게 재능이 많은 배우들, 작가, 연주자, 우리 음악 등의 자원을 주류사회에 소개하고 싶다”고 말하고 “CSUN의 많은 인적, 물적 지원과 한국문화원의 적극적인 주도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김교수는 또한 이 작품들을 연극문화가 활발한 런던 등지로 출품하고 싶다며 이번 공연은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들은 영어권의 대부분 2세 한인들(랠프 안, 제니 강, 데이비드 김, 재 권, 데이나 리, 줄리 리 등 총 6명)이며 김아정 교수가 문학고문과 프로듀서를, 더그 케이백 교수(CSUN 연극학과)가 연출을 맡았다. 연출자 더그 케이백 교수는 2000년 판소리 ‘심청가’를 각색, 케네디센터의 뉴비전·뉴보이스 축제에 출품하여 발표한 바 있는 연극계의 유명한 전문가이다.

이언호씨가 2년전에 쓴 ‘쟈스민이 시계 왼쪽 방향으로 도는 이유는’은 죽음을 앞둔 아버지가 아들과 며느리에게 ‘인생의 비밀을 열 수 있는 열쇠’를 남기면서 시간에 대한 세대간 가치관의 차이를 드러낸 작품으로, 영문 대본은 2001년 한국번역문학상을 수상한 김아정 교수가 번역했다. 이 작품에는 랠프 안, 제니 강, 데이비드 김, 재 권이 출연한다. 랠프 안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유복자 막내아들로, 83세의 노령에도 연극의 주인공으로서 가장 원숙하고 정열적인 연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방탕한 딸’은 5년동안 집을 떠났던 딸이 집에 돌아와 아버지와 다시 관계를 복구시키고자 노력한다는 내용의 사실주의적인 드라마로, 2세 극작가 비비안 계의 작품이다. 여기에는 배우 데이나 리와 줄리 리가 출연한다.

이번 공연에서 음악은 유희자(가야금), 윤영복(플루트), 현경(성악)이 들려준다.

공연 티켓은 15달러이며 사전구입 및 예약해야 한다. 공연은 19일 오후 8시 초청인들만을 위한 초연에 이어 20일 오후 3시, 26일 오후 8시, 27일 오후 3시에 열린다. 티켓 15달러.
예약 및 문의(323)936-3015(공연 담당 태미 정)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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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스민이 시계 왼쪽 방향으로 도는 이유는’의 리허설에서 더그 케이백 연출자(왼쪽)이 주인공 역의 랠프 안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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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한국문화원 개원 30주년 기념 영어창작단막극의 주요 관계자들. 왼쪽부터 비비안 계 작가, 김아정 교수, 더그 케이백 연출가, 배우 랠프 안, 이언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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