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픔 잊고 남 섬기며 살래요”

2010-0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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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K합창단 ‘어머니 꿈땅’ 프로젝트

“남편 소천 이후로 이렇게 따스한 환영을 받아 보기는 처음입니다. 형언할 수 없는 행복을 느꼈어요. 조금이라도 손해 볼 것 같으면 전화 한 통도 안 하는 이기적인 시대에 하나님의 마음으로 소외된 우릴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심령이 메말라 고통스러웠는데, 단비를 맞은 남가주의 촉촉한 대지처럼 이젠 다른 사람들을 위한 섬김까지 결심하게 되었습니다.”(백미자 사모).


목사 남편 여읜 한국 홀사모 11명 방미 ‘감격’
진심 어린 환대-축복에 예배 중 눈물바다
수양회·주류교회 방문 통해 영적 회복 체험


목사 남편을 1~14년 전 먼저 천국으로 보낸 뒤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믿음의 힘으로 세파를 헤쳐 나가고 있는 한국의 홀사모 11명이 ‘PK합창단’(단장 정한나 사모) 초청으로 미국에 왔다.


지난 21일 남가주사랑의교회 친교실에서 열린 환영예배에서 그랜드캐년 여행에서 막 돌아온 홀사모들은 합창단원들과 그들의 부모인 목회자 부부 등 약 60명과 ‘사랑의 띠’로 하나로 묶여 위로와 격려를 주고 받는 푸근한 시간을 가졌다.

홀사모들에게 회복과 내적 부흥을 선물하기 위해 PK합창단이 공연을 통해 기금을 모으고 뜻있는 크리스천들과 교회들의 후원을 얻어 마련한 ‘어머니 꿈땅’ 프로젝트. 청소년들에게 비전을 심어준 2차례의 ‘자녀 꿈땅 프로젝트’에 이어 PK합창단이 올해 처음 마련한 7박8일 일정의 행사다.

이날 교회 안에 들어선 홀사모들은 실내 장식, 음식 준비, 노래 연습 등을 하며 2시간 전부터 기다리다 “아주 먼 옛날 하늘에서는 당신을 위한 계획 있었죠…당신의 마음에 우리의 사랑을 드려요”라는 복음성가를 목청껏 부르며 자신들을 축복하는 PK합창단 멤버들을 맞닥뜨리고는 감격에 겨워 어쩔 줄 몰라 했다. 동병상련의 심정을 품은 단원들과 부모들은 사모들의 목에 화환을 걸어주며 마음에서 우러나온 존경과 애정을 표현했다.

곧 시작된 예배에서 함께 기도와 찬양을 하고 설교와 PK합창단의 특송을 듣는 동안 사모들은 얼굴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연신 닦아냈다.

이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순서에도 없던 특송을 자청했다. “마음 괴롭고 아파서 낙심될 때 내게 소망을 주셨으며 내가 영광의 주님을 바라보니 앞길 환하게 보이도다.” 자신들의 고백 같은 찬송가를 부르면서 사모들은 그동안의 서러움, 상처, 아픔, 외로움, 공허함 등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듯 목이 메어 제대로 노래를 잇지 못했으며, 더불어 눈시울이 붉어진 PK멤버들도 함께 울기 시작해 행사장이 온통 눈물바다를 이루었다.

정한나 단장은 “한국서 오신 동료 사모님들이 시차도 못 느낄 정도로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이 하신 일임을 새삼 실감한다. 이들의 인생에 감사와 은혜의 멜로디가 끊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벽기도, 수양회, 교회 방문 등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오는 27일 자정 직후 귀국할 예정인 홀사모들은 한결같이 흥분 속에 소감을 밝히며 PK합창단의 후의에 감사를 표했다.


“미국에 오리라고 생각도 못했다. 여기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미국 입국이 무비자로 바뀐 것도 우리들을 오게 하시려고 하나님이 예비하신 일 같다. 정성을 다해 맞아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천국에서 천사들의 환영을 받는 것 같아 황홀하다.”(신현순 사모).

“홀로 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늘 사람 만나는 일을 부담스러워 하고 스스로 소외시키며 살았다. ‘어머니 꿈땅’을 통해 다른 홀사모들과 만나 서로 아픔을 나눌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고맙다.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는 은혜를 맛보고 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섬겨 주시는 PK합창단 사모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강안숙 사모).

“온몸이 너무 아파 힘들었는데 통증이 다 어디로 가 버렸는지 모르겠다. 마음이 즐거우니 육체까지 치유된 것 같다. 이런 귀한 대접을 받으면서 나도 ‘하나님의 기쁨’ 되는 인생을 살 것을 다짐했다. 소극적으로 숨어 살지 않고 적극적으로 살기로 결심했다”(임형란 사모).

“홀사모 타운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다. 광대한 미국을 보며 홀로 되어 아파하는 가족들을 영적으로 살릴 수 있는 타운을 만드는 일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가슴이 벅차다”(추향희 사모).

“남편과 사별한 후 아이들과 떨어져 보는 게 처음이다. 내재된 상처를 치유하고 나 자신을 다시 발견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잘 충전되어 더 좋은 엄마로 아이들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이상미 사모).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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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꿈땅’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에 온 한국의 홀사모 11명과 이들을 따스하게 영접한 주관처 ‘PK합창단’이 지난 21일 환영예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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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합창단 멤버들이 축복송을 부르며 꽃다발을 목에 걸어주는 등 홀사모들을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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