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복음 이야기 - 예수=신의 비밀

2010-01-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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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하나님!” 갑작스런 위험을 당할 때 누구나 한번쯤 내질러 보았음직한 비명이다. 그러나 이렇게 엉겁결에 하나님을 ‘호명’하는 정도로는 감히 그분을 안다고 말할 수 없다. 진리를 안다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을 안다는 것이다. 그것은 모든 사람이 막연히 지닌 ‘신에 대한 의식’도 아니고, “누군가가 만들었으니 이 세상이 존재하는 거겠지” 하는 어림짐작만도 아니다.

일본에는 ‘카미사마’라고 불리는 신이 800만개나 된다. 그만큼 이 세상에는 각양 민족이나 종교마다 신이라 일컬어지는 존재가 많다. 그러나 그 신이 과연 어떤 신인가가 중요하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나 헤르메스와 같은 상상 속의 신에 불과한가, 아니면 세상을 만드시고 인류 역사를 실제로 주관해 오신 수많은 증거를 지닌 바로 그 창조주 하나님인가?

사람들은 보통 신이라고 하면 막연한 어떤 절대자쯤으로 여긴다. 그러나 기독교에서 말하는 그 신이란 ‘성부, 성자, 성령의 세 인격(person)으로 존재하는 한 하나님’을 뜻한다. 이 삼위일체(Trinity) 신관은 ‘세 하나님’(Three Gods)이 존재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영어로 말하면 ‘Three Persons in One Nature’라고 할 수 있다. 서로 구분되는 이 세 인격은 그 무한한 영광과 능력과 권세에 있어 똑같이 동등하다.


이 삼위일체는 흔히들 상상하듯 몸 하나에 머리는 셋 달린 기형적인 어떤 존재를 뜻하지 않는다. 성부는 그 자체로 완전한 하나님이며, 성자나 성령 또한 그러하다. 성자만 있으면 3분의1 하나님만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성부와 성자, 성령이 하나님의 본질을 3분의1씩 나누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영원 전부터 성자나 성령 없이 성부만 존재한 적이 없고, 성부나 성령 없이 성자만 존재한 적이 없다. 이 세 인격 간에는 논리적인 순서만 있을 뿐 시간적인 선후관계가 없다.

기독교 역사에서 이 삼위일체 신관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여 많은 이단론들이 속출했다. 그 영향은 지금도 알게 모르게 사람들의 오해 가운데 잔재로 남아 있다. 삼위 하나님의 어느 한 인격이 다른 인격보다 열등하다거나(삼신론), 세 인격을 인정하되 모종의 격차를 두어 질서를 형성하려고 성부 하나님께 성자, 성령 하나님이 복속된다거나(종속론), 한 분 하나님이 성부, 성자, 성령의 모습으로 인류에게 나타났다거나(양태론) 하는 주장들은 모두 이단설로 정죄되었다.

이 삼위일체의 신비는 인간의 이성으로 온전히 다 이해하기 어려운 진리다. 그러므로 “어떻게 신이 그렇게 존재할 수 있는가?”라고 함부로 물을 수 없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신비에 대해서도 아직 다 알지 못한다. 하물며 무한하신 하나님의 존재를 우리의 작은 머리로 어찌 다 알 수 있겠는가? 내가 다 이해할 수 없어도 존재하고 있는 것들이 이미 세상에는 많다.

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한 인격, 곧 성자 하나님이 영원세계로부터 시공간의 제약을 받는 이 지구에 사람의 몸을 입고 들어오셨다. 이 사건을 기독교에서는 ‘성육신’(Incarnation)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세상에 오신 하나님’, 그분께는 따로 아주 특별한 이름이 붙여졌는데, 그 이름이 바로 ‘예수’다.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 이를 번역한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마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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