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위를 돌아보자

2007-10-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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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모(뉴욕 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뉴저지 디렉터)

미국에 사는 동시대의 한인들은 누구나 마음 한 켠에 짐을 지고 사는 것 같다. 신분 때문에 몇 푼의 돈을 들고 밑바닥부터 일하며 온갖 서러움을 견디며 하늘을 보며 원망하는 마음이 가득할 때도 있고, 돈을 많이 벌어 보란듯 살리라는 굳은 의지를 가질 때도 있다.

꿈을 품고 공부하러 와서 영어와 문화적 충격 등을 겪으면서 학위를 따도 자리 보장이 확실하지 않는 한국으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아무도 없는 타국에서 외로움을 붙잡고 부엌 벽을 보며 밥을 먹을지를 하루 하루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다.또 변호사 같은 전문직 직업을 가지고 H-1으로 살면서 영주권을 신청했지만 내일보다 오늘을 사는데 바빠서 집도 렌트, 차도 리스해서 타고 다니고 언제나 제일 좋은 것을 샤핑하는 것으로 허전한 마음을 충족하며 부모가 있는 한국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또한 영주권은 있지만 마음은 한국에 있어 시민권을 따지 않는 사람, 시민권까지 있지만 아직 미국사회에 동화가 덜 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사랑이 없어 메마른 부부가 이 미국땅에서 마음의 난로를 찾지 못해 방황하며 힘들어서 하루하루를 눈물로 보내며 마음에 상처를 지고 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이제는 황폐해진 마음을 둘 곳이 없는 사람들, 갈라져 찢긴 마음들, 흩어진 마음들을 위로해야 하겠다.

내가 다니는 교회 목사의 설교 중에 400년 동안 포로되었던 이스라엘 사람들은 고난에 봉착했을 때마다 하나로 똘똘 뭉쳐 이 어려움을 이겨내 오늘날 중동 한가운데에 작지만 큰 국가를 만들어 내었다고 하였다. 우리 한민족은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국가이다. 한국사람은 개
개인은 뛰어나나 마음을 하나로 묶지 못한다고 한다. 이제는 주위를 둘러볼 때이다. 쓰러지거나 힘들어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둘러보라.

내가 당한 것과 똑같은 고통을 나랑 똑같이 생긴 사람들이 똑같은 표정으로 힘들게 옆에 서 있다. 지금 당장 손을 내밀면 그것이 당신과 내가, 그리고 우리들 모두가 다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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