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7 노벨문학상

2007-10-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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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성(자유기고가)

영국의 여류소설가 도리스 레싱(Doris Lessing)이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1919년 출생이니까 만 88세이다.열 네살 되던 해, 중학교를 중퇴하고 2년 후에 가출을 한다. 그러니까 소위 정규 교육은 이 때까지가 전부인 셈이다. 그리고는 줄곧 독학으로 학업을 계속하며 어린 시절부터 책을 섭렵하고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1950년도 첫 발표작 ‘풀잎은 노래한다(Ther Grass is Singing)’로 등단한 이후 금년 2007년 초 출간한 ‘The Cleft’에 이르기까지 지난 38년간의 왕성한 작품활동은 가히 놀랄만 하다.20세에 결혼을 했다가 4년 후 이혼, 또 재혼, 그리고 30세 되는 해 두번째 이혼을 하는 파란만장한 생을 보낸다. 그러면서도 계속 작품활동을 하고 소설을 발표한다. 1956년 서머싯 몸 상, 1976년 에디치 상, 1982년 유럽문학상, 2001년에 스페인 아스투리아스 문학상을 수상하고 금년에 노벨 문학상을 거머 쥐었다.


정말 통쾌한 낭보다. 이런 때에 지금 한국에서는 신정아, 변양균 사건으로 온통 난리가 아닌가!그놈의 잘나빠진 ‘예일대’ 학력위조 사건, 정말 구역질이 난다. 학력을 위조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까지 몰아간 한국의 사회상, 이런 나라 꼴이 참 한심스럽다.

대학 교수를 비롯하여 학자, 문인, 종교인, 그리고 연예인들까지 몽땅 ‘학력 위조’ ‘논문 표절’ 그리고 ‘작품 표절’이 가장 많은 나라로 기네스 북에 올려지고도 남을 기록은 아닐까 궁금하다.일류대학, 명문만을 고집하고 명품만을 찾는 한국인들의 속성부터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말이다.인구 4,800만의 작은 나라로 엄청난 숫자의 유학생들이 해외로 나가 수학하는 나라도 한국이다.

박사는 많은데 노벨상은 2000년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수상한 노벨평화상이 전부이다. 노벨문학상은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나라이기도 하고, 고학력자가 많은 나라인데 비례해 장인정신이 결핍된 국가이다.영어 공부는 어려서부터 난리인데 어학 실력은 타국의 학생들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우리 사회풍토가 실력은 없으면서도 명문학교를 나온 사람은 취업이 되고, 교수직에 발탁되는 나라이니 학력 위조가 만연하고 국가와 사회가 혼란스럽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검증제도 장치가 작동을 하지 않는단 말인가! 더군다나, 국가의 장래는 교육에 달려있는데 개인 회사도 아니고 학교 재단으로서의 검증 기능이 엉망이라서 참으로 한심하다.우리 나이로 내년이면 구순(九旬)이 되는 ‘레싱’ 여사의 글 쓰는 단아한 자태가 눈에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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