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다다익선(多多益善)

2007-10-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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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찬(취재1부 부장대우)

뉴욕 한인 인구가 2년마다 5만명씩 늘어난다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있었다.뉴욕한인회장들이 공식 행사에서 하는 인사말은 “뉴욕 한인 00만명을 대표하는 뉴욕한인회장..”으로 시작된다. 이 수치가 한인회장이 바뀔 때마다 대략 5만명씩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더 많은 한인들을 대표하는 것이 모양새가 좋았던 모양이다. 언뜻 기억하기에 90년중반만해도 ‘30만 뉴욕한인’이었는데, 지금은 ‘50만 뉴욕한인’으로 껑충 뛰었다. 까탈스러운 사람들은 인구 센서스를 들이대며, 한인 인구가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사실 인구 통계라는 것이 정확할 수는 없다. 연방 센서스 역시 누락률과 오차 등의 감안해 어림잡은 통계일 뿐이다. 어쨌든 공식적으로 2005년 센서스 결과 뉴욕과 뉴저지의 한인 인구는 20만7,786명이다.


올들어 뉴욕총영사관은 인구 불참 누락률을 적용해 뉴욕과 뉴저지의 한인 인구를 35만명으로 추산했다. 2005년 연방센서스에서 나온 뉴욕과 뉴저지의 한인 인구 통계치 중 센서스 불참 및 누락률을 40%로, 인구 증가율 3% 등을 계산해서 나온 수치다.이 역시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한인 인구가) 그 정도는 되지 않겠는가’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현재 미주 한인 인구는 2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같은 한인 인구 증가에 대해 대부분 ‘인구가 힘’이라는 명제에 동의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약간의 기온차가 있다.한인 서류 미비자 증가로 인한 부작용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고, 일부 ‘미국화(?)’된 한인들은 한인이 많아지면 타운 수준이 떨어진다며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한인사회내에서도 일찍 이민와 안정된 한인과 신규 이민자 한인사이에 차별이 생기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비자 면제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한국인이 더 많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연간 90만명 정도가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이 실시되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한인을 타깃으로 하는 비즈니스들은 환영하고 있지만, 불법 체류자 증가 등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그러나 ‘구더기가 무서워 장 못담글 수 없듯이’ 한인 인구 증가를 한인 경제를 도약시키는 계기로 삼아 한인사회를 획기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한편으로는 이로 인한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한인사회 차원의 대책과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뉴욕 한인 인구가 100만명이 되면 한인사회의 위상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생각해본다.어쨌든 지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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