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가을에는 축복하게 하소서

2007-10-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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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석(뉴욕그리스도의교회 목사)

가을은 나뭇가지 끝에서부터 온다. 푸른 잎들이 하나 하나 단풍으로 옷을 바꾸어 입고선, 살랑거리는 가을바람에 살며시 땅에 떨어져 뿌리에 이불이 되어 준다.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보고 싶은 것도 유난히 많아진다.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인생의 승자가 되었을 때 칭찬과 축하를 받기 원하고, 좌절했을 때 다시 힘을 내도록 믿어주고 위로해 주기 바란다. 하나같이 누군가 자신을 격려하고 축복해 주기 바란다. 그러나 우리는 말했어야 했음에도 미처 말하지 못한 말을 갖고 때로는 말해야 함에도 차마 말하지 못한 말을 가지면서 후회하고 안타까워 하면서 살아간다.


말은 힘이 있다. 말 한 마디로 절망하여 죽음을 택하는 사람도 있고, 말 한 마디로 희망을 얻고 생명을 택하는 사람도 있다. 짧은 말 한 마디가 긴 인생을 만든다. 무심코 들은 비난의 말 한 마디가 잠 못 이루게 하고, 축복의 말 한 마디가 하루를 기쁘게 한다. 축복의 말 한마디, 그것은 바로 축복으로 연결된다.사람이 죽으면 고인을 위한 추모시를 하게 되는데 대부분 그 분이 남긴 일과 그 분이 행한 모든 선한 일들을 나열하게 된다. 장례식에서 죽은 사람을 나쁘게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죽은 뒤에 고인을 아무리 칭찬해도 고인은 들을 수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칭찬의 말을 고이 숨겨 두었다가 죽은 다음에 한다.

이제 우리는 살았을 때 축복해 주어야 한다. 유대인들은 매일 가족들을 축복한다. 유대인들은 사람이 죽은 뒤에 축복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을 때 축복한다. 유대인에게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축복의 기도이다.죽 한 그릇에 장자권을 사면서까지 축복을 받으려고 했던 야곱, 그의 일생은 축복을 쟁취하려는 삶이었다. 형을 속이고 아버지를 속이고 하나님과 씨름을 하면서까지 그는 축복을 받기 원하였다. 그러나 그의 후반전의 삶은 축복하는 삶으로 바뀌었다. 자녀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축
복 기도 해 주고, 손자들에게, 그리고 왕에게까지 축복기도를 해 준다. 축복하는 자가 행복하다는 것을 바로 안 것이다.

축복의 말을 하는 데에는 몇 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 몇 초가 위로와 격려와 영혼을 고양시키는 메시지를 전하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축복함으로써 나 자신이 놀라운 축복을 받게 된다. 아무리 약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축복할 힘이 없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지친 사람이라 해도 축복할 힘이 남아있지 않은 사람은 없다.
미국의 대표적인 영화사 MGM(Metro Goldwin Mayer)의 설립자 메이어라는 사람은 어렸을 적에 친구에게 많이 맞았다. 그럴 때마다 메이어는 집으로 돌아와서 화를 내며 그 친구를 욕했다.

그러자 어머니가 메이어를 산으로 데리고 가서 거기서 친구 욕을 실컷 하라고 했다. 메이어는 산을 향해 소리쳤다. “야, 이 나쁜 놈아, 못된 놈아” 그런데 이 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자신에게 10배의 큰 소리로 되돌아 왔다.

메이어는 겁이 났다. 그러자 어머니는 이제 친구를 축복하며 “하나님이 너를 축복하신다”고 외쳐보라고 했다. 메이어가 그렇게 말하자 동일하게 메아리가 자신에게 10배의 큰 축복의 말로 되돌아 왔다.
그 때 메이어는 “남을 향해 한 번의 욕을 하면 그것이 10배로 돌아오고 남을 한 번 축복하면 10배로 축복이 되돌아 온다”는 것을 깨닫고 친구를 용서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어떤 사람이든지 비판하지 않고 칭찬하고 축복했다. 그 결과 메이어는 매출 12억 달러(1조2,000억원)의 세계적인 MGM 영화사를 설립하는 성공적인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자주 만나는 사람과 가까운 사람에게 축복을 하자. 중국집에서 음식을 먹고, 주는 과자 속에 있는 축복의 글을 보면서 흐뭇해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진심이 있는 축복의 말을 이 가을에 열매로 맺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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