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경종 울린 한인가정의 인질 난동

2007-10-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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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LA에서 부부싸움 끝에 총기난동을 부리다 체포된 한 한인가장의 사건은 뉴욕의 한인가정에 다시 한 번 가정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이 사건은 비록 타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뉴욕의 한인가정에서도 종종 일어난 바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은 한인가장이 술이 만취돼 집에 돌아와서는 부인과 언쟁 끝에 격분을 참지 못해 권총을 발사하고 난동을 부리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후 부인이 집에서 몰래 빠져나와 경찰에 신고, 남편이 어린 두 딸을 인질로 삼아 경찰과 대치하다 5시간 만에 체포됐다는 것이다.

다행히 그의 부인과 딸들은 무사했지만 본인은 당시 들이닥친 경찰을 피해 도주하다 머리를 책상에 부딪쳐 부상을 입고 기절까지 했다고 한다.
무슨 이유 때문에 이런 지경에까지 갔는지는 모르겠으나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머나먼 타국 땅에 이민 올 때는 보다 더 잘 살려고 왔을 터인데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부부가 서로 마음을 합쳐 가정을 화목하게 꾸려가도 모자란 게 이민사회 현실인데 이런 사태로까지 가정을 몰고 가게 되었다는 것은 무엇이 잘못 되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이런 사건이 생기기 전에 사전 예방이나 대책을 부부 쌍방이 마련했다면 이런 비극은 없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차제에 우리 모두가 내 가정은 온전한 가 다시 한 번 가정을 돌아봐야 할 것이다.


오래 전 뉴욕의 한인사회에서 어린 자식이 보는 앞에서 출근하는 아내를 칼로 살해한 비정의 한인 가장을 비롯,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잠자고 있는 남편을 살해한 한인 여성 등 한인사회를 충격 속에 몰아넣은 비극적 사건들은 아직도 우리 뇌리에 지워지지 않고 생생하다.

이와 유사한 사건들은 비단 LA, 뉴욕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한인가정에서도 이따금 일어나고 있다. 이는 한인 이민가정의 현실이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방치할 경우 앞으로 우리 주변에서도 어떠한 참극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가정문제 전문가들에 의하면 실제로 한인가정의 현실이 너무나 심각한 상태여서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소지가 많다고 한다.

그만큼 적지 않은 가정이 언제 폭발할지 모를 뇌관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분석을 그대로 방관하거나 넘겨서는 안 된다. LA 한인 가정의 사건을 교훈삼아 한인가정과 관련 상담기관은 가정문제로 인한 비극이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문제예방과 해결에 각별한 관
심과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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