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올바른 한글교육

2007-10-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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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환(뉴저지)

재미동포 2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열의가 재미 한인사회 어디를 가나 뜨겁다. 한국어를 잘 배워 한민족의 뿌리를 잘 지켜가려는 굳건한 표상이다. 그런데 한글은 재미 한인 2세들에게 외국어이고, 외국어는 온 몸으로 배워야지 입으로만 배워선 안된다.

서양 사상이 오늘날 이렇게 방향을 잃게 된 것은 서양 철학자들이 자기의 안위만을 위해 기형적으로 학문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나자 서양 사상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곳으로 가게 되었다. Bruno, Spinoza 및 Voltaire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서양 철학자들이 기독교의 눈치를 너무 살펴가며 조심스럽게 철학을 하다 보니까 그렇게 기형적 발전을 하게 된 것이다.


오늘날 재미 한인사회의 한국어 교육도 그렇다. 대부분의 한글학교들이 교회에 의해 운영되니까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한글학교를 운영하게 되어 한글 교육이 기형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본다.외국어를 온 몸으로 배워야 하듯이 한글도 온 몸으로 배워야 하는데 우리나라 전통문화와 예술을 선별적으로 수용하며 한글을 가르치니까 대개의 한글학교가 우리 전통문화의 진수는 모두 외면하고 한글과 태권도 및 가벼운 부채춤만의 단조로운 프로그램 뿐이다.

우리 전통문화를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골고루 체험해 보고, 설날, 단오, 불탄일, 추석이 되면 차례 및 연등행사를 통해 우리 전통문화를 몸에 익히며 한글을 배워야 하는데 그런 우리 전통 문화를 금기시하며 한글을 배우니까 결국은 입으로만 배우는 한국어가 되어 얼마동안 한글을 쓰지 않으면 금방 잊어버린다.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사랑과 존경, 그리고 긍지 위에 한국어를 몸으로 체험하며 배워야지 우리 전통문화를 부정하며 금기시하는 풍토에서 한글을 배우는 한 재미한인사회의 한국어 교육은 금방 한계에 부닥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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