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책 한권이 한 사람의 생을 바꾼다

2007-10-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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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목회학박사)

독서의 계절이다. 가을 단풍이 서서히 물들어 가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찾아오는 서늘한 바람은 책을 가까이 하기에 아주 좋다. 매년 가을만 되면 책을 읽는 것이 얼마나 우리의 생에 보탬이 되는지 강조해 오곤 했다. 아무리 강조해도 괜찮은 것이 책 읽기이다. 책을 통해 우리는 지식을 얻으며 새로운 삶을 열어갈 수 있기에 그렇다.

새로운 삶이란 변화된 삶을 말한다. 자신의 생, 혹은 삶을 가장 적은 돈을 들여 변화시킬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은 좋은 책을 구입해 보는 길이다. 책 한 권이 한 사람의 생을 바꾼다. 물론 양서를 구입해 볼 때이다. “먹고 살기 바쁜 세상에 책 볼 시간이 어디 있냐?”고 한다. 핑계다. 책이란 시간을 정해놓고 보는 것이 아니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야 한다.
의무적으로 책을 읽을 때가 있다. 학교를 다닐 때다. 학생 때에는 학교에서 요구하는, 혹은 선생이나 교수가 요구하는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점수 혹은 학점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학점을 받지 못하면 졸업을 못한다. 그러니 좋든 싫든 학점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책을 읽지 않으면 안 된다.


책 읽기를 권하는 것은 의무적으로 읽으라는 말이 아니다. 전문가들이야 전문분야의 책을 읽어야 한다. 좀 더 전문분야의 실력을 쌓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가을에 읽을 책들은 삶을 살찌우게 하는 그런 책들을 권하고 싶다. 그렇다면 어떤 분야의 책들이 삶을 살찌우게 할까. 고전들이다.
고전 중에서도 죽~베스트셀러를 유지하고 있는 책들이 있다.늘 추천하는 책들이다. 쓰인지 가장 오래된 책 중 하나의 베스트셀러는 성경(Bible)이다. “성경은 기독교인들만 읽는 책인데 왜 성경을 읽으라 하느냐?” 아니다. 성경은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읽어 유익한 책이기에 추천하는 것이다. 성경 66권을 한 번 읽고 나면 삶이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용기와 힘과 지혜를 주는 책이 성경이다.

또 있다. 불경이다. 불경은 단 권으로 된 것이 드물다. 불교에서 이야기 되듯 불경은 ‘8만4천경’이라 하듯 방대한 량의 책이다. 동국대학교에서 출판한 간추린 단 권 불경도 있지만 구하기가 힘들다. 불경을 읽으려면 스님들의 추천을 받아 읽는 것이 좋다. ‘법화경’ ‘화엄경’ ‘금강경’등 나누어 구입해 한 권, 한 권 읽어 나가는 것이 좋다.성경이나 불경은 그 량이 방대하다. 그러므로 가을 한 계절에 다 읽기는 힘들다. 단권으로 좋은 책을 추천한다면 유대인의 지혜를 모아 담은 ‘탈무드’가 있다. 탈무드를 보면 유대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현실적인 사람들이 유대인”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유가 있다. 유대인은 예루살렘 성전이 로마에 의해 부서진 서기 1세기부터 방랑자가 되었다.나라를 잃은 유대인들은 전 세계로 흩어져 그들의 생을 그들 스스로 유지하며 자손을 번식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 세월이 2000년이다. 가는 곳 마다, 사는 곳 마다 유대인들은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아야 했기에 현실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들을 지켜주고 오늘의 유대인으로 우뚝 서게 해 준 책이 바로 탈무드이다.

20년 동안 유명 출판사를 경영해 온 한 경영주는 “베스트셀러가 다 좋은 책은 아니”라고 한다. 내용도 별로인 책을 출판사가 과잉 광고와 홍보를 통해 베스트셀러로 둔갑시키는 책들도 있기에 그렇단다. 가장 좋은 책들은 오랜 세월 잊혀 지지 않고 사람들에게 읽혀지는 스터디 베스트셀러다. 반짝하고 사라지는 그런 책들이 아니다.

요즘, 아침 화장실에 앉아 보는 책이 있다. 김영사에서 발간한 원택 스님이 쓴 성철 스님의 이야기들이다. 1권과 2권으로 돼 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온 원택 스님이 해인사로 출가해 행자시대부터 공양주와 시찬을 거쳐 원주가 되는 등, 성철스님의 상좌로 있으며 스님이 입적할 때까지 가장 가까이서 본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놓은 책이다. 소학교, 즉 초등학교도 못 나온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은 성경 속에서 지혜를 터득하여 종래는 미국의 대통령까지 되었다. 그는 성경 속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등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아 노예해방을 실현시켰다.

피부의 빛깔 때문에 인간이면서도 인간대접을 못 받고 노예로 살아야만 했던 아프리카 흑인들을 당당히 미국시민이 되도록 했다. 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 좋은 책은 이처럼 사람을 변화시켜 위대한 인물도 되게 한다. 색색갈로 단풍이 칠해지고 있는 이 계절. 책을 가까이 해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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