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HIV/AIDS확산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2007-10-0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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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주(KCS 공공보건부 리서치 개발 담당자/사회복지사)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에이즈 감염자는 3,300만명에 이르며 올 한해 580만명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이를 시간으로 배분해 보면 1분마다 11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그 전염의 속도와 피해는 막대하다고 볼 수 있다.

HIV/AIDS 이슈에 관심이 있고 방대한 양의 자료를 접한 아시아인이라면 한번쯤 생각해 보았을 질문이 있다. “과연 이 많은 에이즈 감염자 중 아시아인은 몇 명이 되는 것인가?” “아시아인들의 HIV/AIDS 확산은 얼마나 되고 있는 것인가?”이와같은 질문을 가진 사람들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도 알 것이다.


HIV/AIDS의 경우 아시아인들의 자료와 추세를 다른 타민족의 것에 편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아시아 민족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캘리포니아/뉴욕의 주가 그들만을 위한 자료 분석의 시작을 늦게 해서이기도 하다.
9월 7~8일 이러한 아시아인들의 HIV/AIDS 이슈에 대한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취지의 회의가 일리노이스 아시안 건강연합(The Asian Health Coalition of Illinois(AHCI)와 아시안 군도인 건강포럼(The Asian and Pacific Islander American Health Forum)의 주최로 시카고에서 개최
되었다. 미국 전역의 초청된 아시안 커뮤니티 단체가 함께 자리한 이 자리에 KCS 공공보건부가 함께 하였다.

본 행사에는 20여명의 커뮤니티 관계자, 사회단체 종사자 등이 참석하여 아시아 사회의 HIV/AIDS 알 권리 옹호 및 지역사회 향상 기술 육성법에 대한 강연, 대안 마련에 대한 방안 모색과 자유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발재된 내용 중 한인 커뮤니티와 연관된 내용을 몇가지 추리면 다음과 같다.

1. 수치상으로 타민족 그룹에 비해 아시안 아메리칸들은 HIV/AIDS에 상대적으로 적은 감염률(미국 전체 에이즈 케이스의 0.72%)을 보이고 있지만 인구통계청에 그간 자료에 의하면, 아시안 그룹은 미국내 모든 인종 중 가장 빠른 인구증가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한국인의 경우만 2000년도 이후 2007년 현재까지 49% 증가 양상을 보임), 불법이민, 타민족과의 결혼율 증가, 상대적으로 낮은 인구조사 참여율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인구수와 에이즈 케이스는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보다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2. 전체적인 HIV/AIDS의 발병률이 90년대 중반 이후 안정적 감소 성향을 보이고 있는데에 반해 아시아인들의 HIV 감염률은 모든 미국내 민족집단 중 가장 급격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미 18세에서 24세까지의 아시안 청소년 동성연애자 그룹은 흑인 동성연애자들에 비해 두번째 높은 감염률(27%)을 보이고 있으며 산부인과 치료 중 밝혀진 감염 사례 중에는 아시안 여성 집단이 모든 민족 중 가장 높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커뮤니티의 예방 및 확산 방지 노력이 절실히 요구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뉴욕의 경우 현재 17만2,377명의 HIV 감염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나타나 있다. 이는 미국 전체 HIV 감염인구의 18%로 미국 전역 1위를 차지한다.(2007 CIA World Factbook) 보건국 통계에 따르면 HIV에 감염된 뉴욕시 거주 아시안 중 70%가 이민자라고 한다.또한 한인들의 경우는 타민족 그룹에 비해 지식이 일정치 않고 에이즈에 관한 태도가 부정적인 것이며 콘돔 사용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회의에 참가한 대다수의 아시안 커뮤니티 관계자는 아시아인들의 Community Planning Group의 가입을 그 해결방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Community Planning Group (CPG)은 미국 연방 질병통제센터 즉 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CDC)에서 각 주의 보건국으로 지급되는 HIV/AIDS 감염방지 자금을 어느 곳에, 얼마만큼, 어떤 방식으로 배분되어야 하는지 연구조사하며 보건국을 위해 HIV 방지 계획을 설립하는 그룹이다. 이들은 주정부와 밀접하게 일을 하고 CDC 펀딩 사용 지표를 마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CPG는 각 주마다 약간 상이한 이름으로 존재하며 뉴욕의 경우 HIV Prevention Planning Group(PPG)로 불린다.

아시안 커뮤니티의 CPG 가입 중요성은 다른 민족들의 가입률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HIV/AIDS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반영할 수 있는 CPG 가입이 늘 때 HIV/AIDS에 상대적으로 무지하며 알 권리에 배제된 아시아인들이 겪는 고통과 시간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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