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한, 그리고 세계평화의 꿈

2007-10-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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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조(의사)

김일성의 2대 실책(失策)을 들면 그 하나는 말할 것 없이 6.25 남침이고 둘째는 국토의 파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사 16도 이하의 산밑과 야산은 식량을 증산한다고 모두 개간해서 벌거숭이가 되어 있다. 토사(토사)가 흘러 개 바닥(河床)이 논바닥 보다 높아졌으니 작은 비에도 홍수가 나기 마련이고, 봄이면 흙가리라고 하여 국민이 총동원하여 높은 곳 흙을 가래로 논에 부리고 있었으나 효과가 의심스러웠다.

곡창지대라고 하는 황해도 일부 지방에서는 영양단지(營養團地)라 하여 반평(半坪) 정도의 땅에 집중 시비(施肥)해서 싹을 낸 다음 이식(移植)한다고 하나 이 역시 효과가 의심스러웠다.북한은 인구 2,300만에 평년작이라도 매년 약 100만톤의 정곡이 부족하다(잡곡 생산량은 남한의 25배-Almanac 2007). 남한이 줄 수 있는 쌀 양은 1년에 약 65만톤에 불과하다. 파괴된 농토를 회생하려면 적어도 15~20년이 걸릴 것인데 그동안 남한만의 힘으로 지탱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본다.


이번 무상으로 준 40만톤은 군, 당, 국민 3분경제로 선군정치하는 북한에서 110만 군대에 주고 나면 국민들은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러니 남한은 적군의 군량미를 대주고 있는 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서해바다 하구(河口)에서는 25km를 나가도 수심이 10m가 안된다니 토사의 흐름이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다.통일 후의 더 큰 문제는 60년 동안이나 신격화, 종교화, 절대화로 교육시켜 국민을 반 정신병자로 만든 그 자체라고 본다. 통독(統獨) 후에 모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독일인에게 사정을 물었더니 동독에서 온 사람들이 그 날부터 당장에 서독 원주민과 같이 살겠다고 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했다. 아직 허리를 못 펴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더할 것이다. 물욕 없는 인간이 있으랴만 50년, 60년 공산교육에 젖은 그 사고방식이 더 큰 문제이리라. 한평생 앞 못보던 환자를 개안수술로 앞을 보게 해 주자 의사에게 감사하기는 커녕 벽에 걸린 김부자 사진 앞에 달려가서 감사하다고 울부짖고 눈물 흘리니 반 정신병자가 된 이런 국민을 다스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북한이 너무 낙후돼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통일방식으로는 통일이 되어도 난관이 많을 것이다.
60년 동안 밀봉교육을 받고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을 해도 수령님 덕분에 극락세계에 살고 있다고 믿고 있는 북한주민을 다스리는 데는 동독인 보다 몇 배 힘들 것이다.

한 국가의 정권은 영토의 보존은 물론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국민의 지지가 없으면 그 존재가치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10%도 못되는 현 남한정부는 물론 먹일 것이 없어 300만의 국민을 아사(餓死)시키는 김정일 정권도 존재 가치를 잃었다고 본다.

국토 보존도 국민을 위해 있는 만큼 배달민족의 영원한 안정과 번영을 위한 대 용단을 내려야 한다. 북이 남을 거느릴 힘도 없고 남이 북을 회생(回生)시키기에도 격차가 너무 커졌다. 지금까지의 권력자들이 진심으로 이 땅 이 민족을 위해서 일해 왔다면 대용단을 내릴 때가 왔다고 본다. 그래야만 청사에 길이 남으리.그러지 못해 구한말의 5적(賊)과 같은 현대사의 3적이 생겨서는 안될 일이다. 그 길은 오직 이 땅을 동양의 스위스로 만드는 일이라고 믿는다. 그러면 완충지대 역할을 해 동북아의 평화는
물론 세계 평화에 기여할 것이다. 6자회담 주체국인 4대국에 그 산파 역할을 맡겨볼만 하다고 믿는다. 결과를 보지 않고 조속 판단한 평화상도 그 자체의 평가 절하로 끝났다.

꿈, 하나의 꿈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 꿈의 실현만이 이 땅 이 민족의 영원한 번영과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길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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