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느 40대 가장에게 찾아온 공황발작

2007-10-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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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 주(코너스톤 상담센터)

공황발작(Panic Attack)은 비정기적으로 극심한 염려나 두려움, 공포가 갑작스럽게 엄습하는 것이다. 공황발작이 일어나는 동안에는 숨가쁜 느낌, 심장 박동의 증가, 조여오는 흉부 통증, 질식감, 숨막히는 느낌, 미칠 것 같다는 두려움, 자제력 상실과 같다는 두려움, 자제력 상실과 같은 증상이 엄습해 온다.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공황발작에 대한 공포를 이해하기 힘들다. 단 한번의 경험으로도 삶의 질이 완전히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꼭 심장마비가 와서 당장 죽음의 문턱에서 오갔다고들 표현한다.대부분의 공황발작을 경험한 사람은 추가 발작이 일어날 것에 대한 지속적인 염려, 발작과 함
께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부정적 결과에 대한 걱정, 발작과 관련된 뚜렷한 행동변화 때문에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겪게 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불안장애와 공황장애가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다. 특히 스트레스로 가득한 뉴욕에서는 이것이야말로 사회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뉴욕 중심가에 살고 있는 어느 40대 가장의 예를 들어보자. 그는 지난 몇달 동안 공황발작으로 여러번 이상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게 되었다. 그는 하루 하루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현재 정신과 의약 처방으로 지난 한달 동안 공황발작을 경험하지 않았고 또한 불안증세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는 왜 그에게 이런 일이 생겨야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운동도 규칙적으로 했고, 직장도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는 곳이 아니라고 해명하듯이 말했다. 오히려 그는 스스로에게 이런 일이 생긴 것 자체를 수치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그는 심리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달간의 알 수 없는 공포와 정신과 의사의 권유로 그는 마음의 문을 조금 열어보려 애쓰는 모습이 오히려 상담자로부터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했다.그는 우리가 볼 수 있는 평범한 가장으로,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과 행복한 가정을 이끌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년 동안 아내가 류머티즘 질환의 일종인 루퍼스로 고생하게 되었고, 또한 그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그의 친어머니를 매주 주말마다 돌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어머
니와 본래 사이가 좋은 편이어서 불평 없이 즐겁게 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몇년 동안을 사랑하는 아내와 어머니 보살피는데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느끼게 된 것이다.

그는 그의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부인하고 계속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고 그래서 오히려 공황발작의 경험은 그 스스로에게 놀라움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그는 타입 A의 성격으로 모든 일에 완벽을 기하는 사람이었고, 시간관념이 투철하고 책임감이
굉장히 높고 무슨 일이든 잘 해야만 하는 성격이다. 사실 그의 성격 때문에 그동안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는 있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뇌는 우리가 아무리 정신적 고통을 인정하려 하지 않아도 계속적, 지속적인 무리한 스트레스를 감지하고 우리 몸에 여러 신호를 보내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계속 혈액 속에 분비한다.

어느 순간 우리 뇌에서 스트레스의 한계에 도달하게 되면 자동 자기 방어체제가 무너지고 이상현상을 보이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공황발작인 것이다.이 평범한 가정은 그동안 그가 얼마나 그의 몸과 마음을 혹사했는지 깨닫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상담을 통하여 편안히 휴식을 취하는 것에 필요성을 알고 실천하게 되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정적 스트레스를 억누르고 회피하기 보다는 힘든 감정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그 때 그 때 풀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 그가 오랫만에 온가족이 나들이를 간다면서 상담실에 이른 아침 들려 인사하러 온 것을 생각하면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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