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건설공사 분쟁, 근절해야 한다

2007-10-02 (화)
크게 작게
지난 주 문을 닫고 업주가 잠적하여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한인업체 아주건설 사건은 한인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의 하나인 건설업계에 대한 불신감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사건이다. 이 업체는 건물의 신축과 개축, 부동산 컨설팅 사업을 대대적으로 광고하여 많은 공사를 진행해 오던 중 갑자기 문을 닫고 업주가 잠적해 버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공사를 끝내지 못하고 돈만 날린 고객들이 모임을 갖고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건설 공사를 둘러싼 분쟁은 한인사회에서 새로운 일이 아니다. 건물 신축은 물론 주택 수리나 가게 공사를 맡겨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이라면 공사업체와 분쟁을 겪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공사를 하다가 물가가 올랐다면서 공사비를 더 청구하기도 하고 약속한 날짜에 공사를 끝내지 않아 금전적 손해를 입히기가 일쑤이다. 더우기 전문성의 결여로 인해 부실공사를 해놓고도 일단 공사 대금을 모두 받은 후에는 애프터 서비스를 제대로 해주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심한 경우에는 공사비의 일부를 미리 받는다는 지불방식에 따라 돈은 먼저 받고 공
사를 진행하지 않아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같은 공사 분쟁은 한인업체들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업체도 마찬가지이다. 건설공사는 법적 절차와 공사 순서등 진행과정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고 소요자재와 노동력의 질과 양을 엄밀히 계산할 수 없기 때문에 공사자와 소비자간에 마찰이 생길 소지가 많다. 그러므로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세부적인 문제를 가급적 구체적으로 계약상에 명시하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한인들은 한인건설업체들의 공사비용이 외국인 업체에 비해 저렴하고 언어 소통이 편하기 때문에 대부분 한인업체에 일을 맡기고 있다. 그러나 한인업체와 고객간에 분쟁이 계속 생긴다면 한인 건설업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고착되어 한인업자들이 외면받게 될 수도 있다. 이것은 한인건설업계와 한인 소비자들 모두를 위해서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한인사회에서 공사 분쟁이 더 이상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 우선 한인업계에서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아주건설 사태를 잘 해결해야 한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인업자들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공사를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며 건설업계는 공사분쟁을 막기 위한 자정 노력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