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평통, 한인사회 모범 돼야

2007-10-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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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영(전 뉴욕상록회 회장)

필자는 뉴욕평통 1기 때부터 얼마 전까지 평통위원으로 재직해 있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뉴욕평통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요즘 한인사회에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다.

이번 뉴욕평통위원 중에 누구 누구는 적색분자로서 한국정권이 바뀌면 제일 먼저 숙청 대상이 될거라는 이야기다.그 누구 누구가 누구일까 하고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얼마 전에 누구로부터 해답 아닌 해답을 듣게 되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지난번 13기 평통위원으로 임명되었다가 해직당한 7명의 위원을 몰아낸 주동자들이라고 한다. 그 주동자가 누구인지는 필자도 모른다. 단, 5~6명쯤 될 것이라는 추측일 뿐이다.


필자는 7명의 해직위원에 대한 신상에 대해서 잘 안다. 이들은 누구보다도 한인사회에 공헌한 바 있고, 평통위원으로 문제가 없는 인사들이라고 생각한다. 경륜과 리더십 또한 갖추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 왜 이들이 해직되었을까? 평통위원의 구성 기조는 여야 할 것 없이 조국통일에 대한 강한 집념과 역사의식이 뚜렷한 사람은 다 자격을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해직위원 중에 현정부에 반하는 행동을 했던가, 아니면 현 정부에 반하는 단체에 가입한 인사들이기 때문에 해직되었다면 그것은 평통위원 선임 기조
에 위배되는 처사다. 위배되는 처사인지 알면서 해직을 단행시킨 사람이라면 현정권의 실세 중의 실세라는 이야기다.

그 실세가 누구일까? 그리고 거기에 동조한 사람은 누구이고, 이 모든 것이 다 추측이고 유언비어이길 바란다. 그러나 추측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한인사회에 나와 활동해선 안 될 사람들이다. 평통위원이 뭐가 그리 대단한 감투라고 이런 작태가 생성되는가? 제발 한국 정치의 못된 버릇들을 재연하지 말기를 바란다. 지난번 평통 12기 회장을 지낸 현 이세목 한인회장도 적색분자라는 유언비어 때문에 한인회장 선거에서 곤혹을 치룬 적이 있다. 선거과정에서 사실이 아님이 판명되었지만 본인은 얼마나 괴로웠겠는가.

평통의 김영해 현 회장은 부디 이번 모든 일들을 슬기롭게 잘 마무리짓기 바란다. 단체란 자고로 역동적이고 진취적이어야 한다. 끊임없이 변해야 하고 동일한 과정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평통은 25년이라는 역사가 있다. 그 역사 속의 흐름을 감지하고 그 흐름을 잘 타야 한다.

평통의 존재 이유는 남북한 통일 전후를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특히 통일 후에는 남북한 공히 서로의 상대방 체제를 유지하면서 서서히 단일정부를 추진한다는 서문이 붙어 있다. 그리고 북한이 주장하는 통일 방안, 즉 ‘고려연방제’에 명시된 두번째 난에 북과 남이 같은 수의 대표들과 적당한 수의 해외동포 대표들로서‘최고민족연방회의’를 구성하고 거기에 ‘연방상설위원회’를 조직하며 북과 남의 지역정부를 지도한다, 라고 되어 있다.

물론 평통위원이 북한이 주장하는 해외동포 대표로 대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통일정책을 자문하는 기구로서 최소한 정책 기능의 역할은 할 수 있다. 이것이 훗날 통일에 대비하기 위한 역할분담은 해외 평통의 몫이기 때문에 평통의 중재에 의미를 두는 것이다.시대도 변하고 있다. 누구 누구는 빨갱이다. 누구 누구는 정권이 바뀌면 숙청감이다 라고 외치기 이전에 화해와 협력, 그리고 숨쉬는 평통, 생동하는 평통, 창의적인 평통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인사회에 모범적으로 봉사하는 그런 단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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