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 많은 교회, 그 많은 목회자들은?

2007-05-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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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영(한미역사문제연구위원)

한인들의 미주 이주가 100년의 역사를 쌓으면서 한인 인구도 200만에 이른다는 수치가 발표되는 가운데 우리보다 오랜 이민 역사를 가진 다른 민족 그룹에 결코 뒤지지 않는 성장세를 이루어냈다고 자랑하는 민족이 바로 우리 한인들의 모습이다.한인들의 빠른 정착에는 지난날에 겪었던 가난의 슬픔을 대물림하지 말자는 이민 1세대들의 자기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민의 역경을 딛고 주류사회에 진출한 후세대들의 자랑스런 활약으로 주류사회가 우리 한인을 대하는 인식도 호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반면에 한인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과 무절제한 자기 도취로 우리 사회가 치유 불능의 중병에 걸려 있다.

우리 사회가 중병에 걸린 이유 중에는 교회와 목회자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타락하는 사회 구원은 물리적인 규범보다는 종교의 사회 구원에서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잊고 있는 것이 미주 교계의 현실이기 때문이다.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고통받는 이웃이나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바른 성장을 위해 얼마만큼의 자기 분량의 책임을 지고 있느냐에 대한 불만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지를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버지니아 공대 조승희군 총기살인사건을 두고 정신병자의 소행이니, 영웅주의자니 인종차별이
니 하는 백가쟁명(百家爭鳴)의 어지러운 논평보다는 왜 이런 끔찍한 사건이 한인에 의해 발생되었는지에 대해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

교회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기독교인이 추구하는 교회 가치관은 변하지 않는 기현상 속에 교회는 외형적인 성장과 자기 자랑에 매달리고 있다. 무차별 살상을 불러 일으킨 조승희군도 교회에 출석했던 기독교인이었다고 한다.희대의 살상을 저지르고 죽어갔지만 그 책임은 우리 부모들이 져야 할 몫이다. 교회에서 조차 외면당하고 사랑의 치유를 받지 못한 조승희군의 영혼 구원을 위해 교회와 목회자, 기독교인 모두가 뼈를 깎는 참회의 기도를 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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