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단합된 힘으로 피해 줄이자

2007-05-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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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경(취재2부 차장대우)

미국은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의사가 지역 개발 과정에서 많이 수렴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동네에 작은 건물을 하나 짓거나 상가에 작은 공사를 하려고 해도 몇 년 전부터 주민이나 업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는 일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다.

지역개발 과정에서 부동산 개발 업자들은 공사가 시작되기 몇 년 전부터 주민들이 위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커뮤니티보드(CB)에 개발 계획을 제출, 심의를 받아야 한다. 보드가 개발 계획을 강하게 반대하면 공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계획이 물거품이 되는 사례도 뉴욕시에 종종 있었다.그런가하면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나 뉴욕촵뉴저지 항만청(PA) 등 정부 에이전시도 대중교통을 향상시키기 위한 명목으로 각종 공사를 한다고 해도 지역 주민들이나 상인들에게 적어도 1년 전에 고시(notice)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다.


지난 달 한인 커스텀 주얼리 도매업소가 밀집한 맨하탄 31가 브로드웨이~6애비뉴 상가에서 MTA가 지하철 환기구 공사를 시작하게 돼 지역 상인들의 반발이 컸다. 커뮤니티보드는 지역 상인들과 MTA를 중재하기 위한 모임을 여러 차례 마련, 업소와 지역 주민들이 공사로 인해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 대안을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커뮤니티보드 모임에는 공사로 인해 생계에 직접적인 피해를 얻게 되는 한인 상인들도 다수 참가해 자신들의 입장을 MTA 측에 밝혔다. 이런 모임에 한인들이 과반수를 차지한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공동의 목적을 위해 조직적으로 단합하는 모습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물론 MTA가 지하철 환기 공사를 고시하고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려 한 2년 전에는 내용에 관심을 두지 않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지만 마지막 단계에서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한인 업주들이 원하는 바를 관철하기 바란다.대중교통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사라 반대는 할 수는 없지만 파생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손해를 최소화하고 금전적인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대책 모임에 꼭 참가하고 일대 상인들과 함께 연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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