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작은 일에 정직하고 성실한 삶 돼야

2007-05-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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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숙(유스 앤 패밀리 포커스 대표)

“사랑한다” “좋아한다” 아마 내가 즐겨 쓰는 말 중의 하나일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에게.그런 내게 간혹 그들의 투정어린 반박을 대하곤 한다. “치, 전도사님은 나만 사랑하는게 아니라 다 사랑하잖아요. 전도사님이 좋아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라고 말이다.

이런 말을 들으면서 “어! 이건 분명 겉치레로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닌데…” 싶으면서 혹여 듣는 이 아이들이 내가 하는 좋아한다, 사랑한다라는 말의 의미가 가치를 비하하거나 무의미하게 듣는 것은 아닌지 라는 염려가 들 때도 있다. 그러면서 나는 이 말들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종
종 생각해 본다.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 분명 이것은 상대적이기만 한 것이 아닌 의지적이고 의도적일 수 있다는 것, 물론 순수한 동기와 목적을 가지고 말이다.


청소년들을 상대하는 나는 일부러가 아닌데도 이 단어를 많이 쓰는 것은 청소년 하나 하나의 현실의 삶에서 지금 보이지 않을지라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미래의 가능성과 잠재력의 아름다운 면들이 보이고, 그것에 대한 기대와 꿈이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 내게 요즘 정말 자주 쓰고 싶은 말에 대한 바램을 주는 말이 있다. “존경한다”라는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존경한다라고 말할만한 대상이 주위에 많지 않음을 생각할 때 문득 서글퍼지는 것이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대상이 많으면 행복한 삶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주관적 행복이다. 반면에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많다면 그것은 괜찮은 세상이 주는 객관적이고 상대적인 관계에서의 행복일 것이다.

이 존경할 사람은 지위나 권력, 지식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인격에서 만들어지는 존경할 사람일 것이다. 바로f 작은 것에 정직하고, 진실하고, 어느 때와 장소에서도 한결같음을 은은하게 지킬 줄 아는, 약한 자 앞에서 겸손할 줄 알고, 강한 자 앞에서 당당하고, 지식을 자랑하기 보다는 그것을 바르고 겸손하게 사용하며 이웃을 위해 섬길 줄 알고 자기를 드러내는 말로 다른 사람의 영혼에 상처를 거리낌 없이 주고도 느끼지 못하는 자가 아닌, 지혜로운 겸손으로 오히려 교만보다 더한 모습이 되어 부자연스런 자가 아닌, 그 겸손이 다른 사람의 가슴을 건강하게 펴게 하고 따스하게 할 수 있는 사람, 무슨 말에든지 행동에 자신의 숨겨진 이득을 계산하
며 살아가는 피곤한 사람이 아닌 옳은 것에는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당당히 말할 줄 아는, 당연히 이익을 눈앞에 두고도 옳지 않기에 두번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다. 꼭 이루고 싶은 내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제 중년의 나이에 선 나는 생각한다. 앞으로 그럴듯 하고 괜찮은 포부와 계획들을 세워서 이루려고 하는 야무진 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내게 주어질 수 있는 20년, 30년의 시간, 그 시간이 값진 시간이 되어질 수 있도록 나를 추스르고 돌아보며 하나님과 사람 앞에 진실하고 정직하고, 작은 일에 성실한 삶을 사는 그것이다.

누군가 말했다. 그 사람의 삶의 의미와 가치는 길에 떨어진 다친 로빈새 한마리를 정성스레 치료해 주는 그 마음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자신에게 주어진 작은 위치이건 혹 그보다 훨씬 높은 위치이건 그 자리에 그 사람의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진실되고 정직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이 해야 할 책임과 의무에 성실할 줄 알며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눈치보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의 솔직한 평점을 두려워할 줄 아는 양심이 이끄는 삶을 살 줄 아는 나 개인이나 우리 모두, 그리고 한인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는 리더들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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