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분도용 범죄 끝까지 해결하자

2007-04-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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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준(롱아일랜드)

17일자 오피니언 란에 김명숙씨의 글 ‘ID 도용 웬말인가’를 읽고 나의 의견을 피력한다.해가 거듭할수록 우리 주위에 이와 비슷한 사례가 이곳 저곳으로부터 점점 더 자주 들리고, 나 자신도 유사한 경우를 몇번 겪다보니 신분도용 범죄가 매우 폭넓게 만연되어 있음이 분명한 것 같다.

실제로 신문에 보도되는 통계수치에 따르면 신분 도용에 의한 미국내 연간 피해액이 과거 몇 억달러 수준이던 것이 최근에는 백억달러 수준에 달하고 이외에도 크레딧카드 거래 때 숫자 입력 실수 또는 중복 계산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까지 포함시키면 요즘 세상이 컴퓨터 시대를 맞아 편해졌다는 말이 무색해진다.


이 경우 미국은 법의 나라요, 소송의 천국이라는데 경찰, 검찰에 연락하거나 변호사를 통해 되돌려 받으면 되지 않느냐는 간단한 대답을 듣지만 막상 자신에게 이같은 일이 발생하고 나면 현실적으로 그리 단순하고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을 알게 된다.그러다 보니 비교적 작은 액수는 포기하고 마는 경우도 흔히 있는 것 같다. 이 지면을 통하여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고자 한다.

첫째로 유의할 것은 본인의 신분을 가급적 노출하지 않아야 한다. 이름, 생년월일, 소셜시큐리티 번호, 크레딧카드 및 은행의 구좌번호와 비밀번호 뿐만 아니라 곧잘 신분 확인에 사용되는 출생지, 어머니의 이름, 형제 자매의 이름도 이에 해당된다.얼마 전 우리집 사람이 차 안에 핸드백을 두고 잠깐 내린 사이에 누군가가 유리창을 깨고 도둑질을 해 갔다. 911로 경찰에 급히 연락하여 리포트도 작성하고 소지하고 다니던 크레딧카드 회
사에 지체없이 분실신고를 하였지만 수주 후 도착한 크레딧카드 고지서에는 그새 돈이 빠져나간 것이 발견되었다. 다행히 회사측에서 인출시각이 신고접수 이후인 점을 인정하여 간단한 서류작성만으로 되돌려 받을 수 있었다. 이 경우, 지갑 분실 도난 때는 중요 개인정보가 한꺼번에 나쁜 사람에게 넘어갈 수 있는 위험상황을 보여준다.

둘째는 항상 자신의 크레딧카드와 은행구좌 내역의 변동사항을 주의깊게 관찰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잘못된 것은 가급적 빨리 알아내어 더 이상의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다른 한 가지 경우를 보면, 요즘 각 업소마다 설치되어 있는 크레딧 결재기와 관련하여 본인도 모르게 돈이 솔솔 엉뚱한 곳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있다. 이들 기계를 통하면 본인 여부 확인에 관계 없이 쉽게 대금 결재가 되어 순식간에 피해를 입게 된다.어떤 때는 크레딧카드 회사나 은행측의 실수로 피해를 입게 되기도 한다. 이를 뒤늦게 알고 시정, 피해를 복구받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 심리적 고통이 뒤따르게 된다.

셋째로, 사고가 발견되거나 발생 가능성이 발견되었을 경우, 이와 관련된 모든 증거와 기록들을 기억에만 의존치 말고 복사본 등 증거물로 확보하고 발생 시각 등 주요 내용을 메모로 남겨둔 후 사고와 관련되어 재발 위험이 있는 구좌들을 바꾸어야 한다.은행이나 크레딧카드회사 담당자들 가운데는 곧잘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는 소비자 측의 조그마한 실수나 방심이 발견되면 모든 잘못의 책임을 상대측에 전가시키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영어가 서툰 이민자들에 대해서는 심지어 커뮤니케이션 프러블럼(언어소통 장애)을 트집 잡아 발뺌하려는 사례도 발생한다.

이럴 때는 당연히 변호사나 이에 버금가는 미국법과 언어에 능통하고 정의감 있는 사람을 찾아 도움을 받아야 한다.끝으로 어떤 경우라도 도중에 포기하지 말고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문제를 해결짓는 것이 우리 모두의 장래를 위해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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