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버지니아 텍 사건을 이렇게 본다

2007-04-20 (금)
크게 작게
김해암(정신과 의사)

인터넷에서 처음 이 사건을 보면서 학생이 아시안이라고 했기에 한국학생이 아니기를 간절히 빌었다. 왜냐하면 다민족 사회인 미국에서 서로 경쟁하며 사는 상황에서 이런 일의 여파가 한국사회에 부정적으로 종횡으로 다가올 것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지금 전국이 상실한 젊은이들에 대한 추모 때문에 나무람 보다는 동정을 금치 못하지만 이 흥분과 슬픔이 가신 후에는 무서운 책임감의 추구와 나무람이 올 것이다. 한인사회는 이 사건을 심각하게 생각해 이 불상사를 계기로 모범적인 대책과 해결을 발전시킴으로써 Model America 의 위치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나는 보는 바이다.


첫째,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조성희군의 부모님이 영주권을 재발급 받았고 정직하게 일하는 시민이었다는 것이다. 조군이 정신적인 장애를 가졌다는 것을 자타가 인정한 것도 동정을 받을 수 있는 조건으로 들 수 있겠다. 이것은 대학 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내 놓은 결과로 앞으로는 단속이 심해질 것으로 본다.

둘째로, 조군이 여러 단서를 남기고 글로 표현한 것은 자신 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로 동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변호의 여지를 보여주었다. 전형적인 동양인의 불만과 고립의 슬픔은 가히 짐작할 수 있겠다. 셋째로, 조군이 8세 때 부모와 함께 이민을 와서 왜 영어를 대학 3년까지 공과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혹시 습득장애가 있었는지, 또 다른 신경학적인 장애가 있는 것을 모르고 공부만 하려고 해도 안되기 때문에 실망하여 저지른 일인지도 모르겠다. 부모가 아들의 고심을 이해하지 못하지 않았는가 염려가 된다. 부모님들이 할 수 있는 한계가 있지만 그 고민을 알아주고 도움을 청해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로, 조군이 어떤 정신과의 항울제 같은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는 것은 다행이었지만 그 효과를 바라볼 수 없는 급박한 경우였던 것은 약보다도 상담이 절대적으로 조군에게 필요했었을 것임을 강조해야 겠다.다섯째로, 어느 누구의 잘못이라고 지적하기 보다는 언제 이런 사건으로 인한 다른 불만아가 조군이 한 것을 모범삼아 또 범행을 저지를 위험을 제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이 사건으로 어떤 대책을 세우며 어떻게 해결해 가는가에 따라 소수민족으로서의 한인사회가 미국 미디어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1)미전국을 포함하는 한인학생과 젊은이를 위한 정신문제 상담기관을 설립하고 Emergency Funding을 Federal Government 에서 받도록 한다. 이런 조치는 빠를수록 좋으며 여러 단체가
경쟁하는 것보다 새로운 기관의 기존하는 단체를 포함하는 것이 최선일 것으로 내다본다.

(2)이런 기관은 운영을 정신보건 전문가에 맡겨서 운영하도록 하여 그 효율을 높이도록 해야겠다. 왜냐하면 특별한 Funding을 받을 때는 기존 단체보다 Professional 이(전문가) 이끄는 단체에 보다 큰 신임을 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3)이런 기회를 잡아서 우리 1.5세 뿐 아니라 2세, 3세들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선도하는 상담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므로 한인교회와 사회단체들의 주의를 끌어야 하겠다. 또 구체적으로 어떤 매칭 펀드를 모을 수 있느냐에 따라 Emergency Funding 이후의 Funding의 크기가 좌우되는 것도 알아두어야 할 사항 중의 하나이다.

(4)청소년 문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출신 자녀들이 많이 교도소에 들어가 있고 마약 등의 문제로 법에 걸려있음은 가슴 아픈 일이다. 이들을 어떻게 적절하게 선도하고 돕느냐 하는 것은 한인교회나 단체의 새로운 사명으로 자각하고 현실에 임해야 할 것으로 나는 본다.
(5)마지막으로, 나는 우리 자녀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널리 알려주는 일이 시급한데 그런 일을 우리 한인사회의 보도진과 미디어에 부탁하고 싶다.

좀 더 구체적인 방법과 선도할 수 있는 기관 등을 명세하고 그런 기관을 지원하는 신문 보도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