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덕목 갖춘 한인회장 나왔으면

2007-04-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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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뉴저지)

지금은 고인이 된 나의 아버님은 지방의 면장과 또 농업협동조합의 조합장으로 재직하셨던 분으로 평생을 청렴하게 주위의 모든 이들에게 늘 따뜻하고 관대하였다. 그리고 무슨 일이 생겼을 때는 나의 주장을 내세우지 않고 남의 입장에서 듣고, 생각하고 결정하는 지혜를 가졌던 분이셨다.

이런 나의 아버님은 7남매인 우리 자녀들에게 늘 약속과 정직을 첫번째 덕목으로 꼽으셨다. 하지 못할 약속은 처음부터 하지 말 것과 상대방과 약속한 일에 대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지키라는 말씀과 평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정직은 그 어떤 것 보다도 값진 자산이자 나를 지키는 버팀목이라고 일러주셨다.


철부지 어렸을 때는 그 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으나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철이 들면서부터 그 약속과 정직이라는 말의 깊은 뜻을 마음에 새기며 지금껏 나도, 내 자녀에게도 약속의 중요성과 특히나 거짓말에 대하여는 ‘거짓말은 도둑질보다 더 나쁘다’는 것을 강조하며 살고 있다.
덕분인지 고맙게도 나의 아들과 딸은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반듯하게 잘 자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이 사회의 일원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남아 일언 중천금’이다.나는 요즘 신문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들을 때마다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2년 전 무투표로 한인회장에 오른 이경로씨의 기분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언행의 그 진정성이 어디에
있는지 자못 궁금해서다.명색이 50만 한인이 모여 사는 뉴욕한인회 수장으로서 지난 2년 동안 우리 한인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또는 자라나는 우리 2세들의 디딤돌을 위해 무엇을 하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로지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몇 가지는 반목과 질시를 일삼으며 불신을 자초하고, 곧 알게 될 거짓말로 한인사회를 우롱하는 신용 없는 사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그저 극소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알아볼까 말까 한 나의 아버님 존함이지만 그 분의 사고방식과 올곧은 성품을 보고 자라서인지 특히나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 류의 사람에겐 야박한 점수 조차 주고 싶지 않으니 나 또한 특종은 특종인가 보다.

어제 오늘 신문에 실린 뉴욕한인회장 출마자 세 후보들의 사진과 그 분들이 봉사정신으로 한인사회를 위하여 기꺼이 한 몸 희생하겠다는 깊은 뜻이 담긴 약속들을 읽어보면서 정말 이번 30대 한인회장 만큼은 덕목을 갖춘 진정한 우리들의 대변자로서 손색이 없고 봉사정신이 투철하고 언행이 일치하는 참신한 일꾼이 선출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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