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산되는 전과자들

2007-04-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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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돈(법정통역)

매년 퀸즈지역에서만 한국인의 형사범죄 전과자가 약 300명이나 양산된다. 퀸즈에 사는 한인들이 마치 범죄소굴에 살고 있는 듯이 들린다.
이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줄을 이어 체포되어 들어오는 한인들의 음주운전 사건 이야기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음주운전은 형사범죄로 규정된지가 이미 오랜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그런데 아직도 한인들의 의식으로는 이것이 심각한 형사범죄가 아니라 그저 재수가 없어 손재수(損財數)나 당하는 정도의 체감(體感)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하지만 음주운전은 인생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대하고도 심각한 사건이다. 음주운전은 분명히 형사범죄 행위로 처벌받으며 형사범죄자로 기록되는 사기, 절도, 강도 등과 꼭같은 전과자로 못박히는 심각한 사건이다. 당연히 많은 한인들이 연관되어 있는 이민 문제에도 심대한 영향을 주는 사건이다.


이런 범죄 기록 때문에 영주권이나 시민권 신청에서 거절당하는 근거가 되고 되풀이된 음주운전은 중범죄로 처벌되고 영주권자라도 추방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연중 퀸즈에서 체포되는 한인들의 형사사건은 어림잡아 1000건 정도 되는데 그 중 약 30%가 음주운전 사건이고 그 다음이 운전면허 정지 위반 사건으로 전체의 거의 반이 자동차 운전과 연관된 사건이다. 이런 높은 비율은 다른 민족들과 비교해 볼 때 필경 이것은 한인들의 짧은 자동차 운전의 역사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짐작된다.

한국인에게 자가용차가 일반화 된 것은 불과 20여년에 불과한 짧은 역사에 속하기 때문에 한국인들에게 자동차 운전은 다른 문명국에 비해 분명 아직 생소한 생활 방식임에 틀림없는 일이다. 자동차 운정으로 일을 저지르는 것은 마치 시골의 농사꾼이 치솟는 땅값 덕으로 하루아침에 재벌로 둔갑하여 거들먹거리는 졸부들의 생활 패턴과 같은 맥락의 현상일 것이다.

불과 20여년 전에 한국의 교통 문제에 관한 연구를 의뢰받았던 미국의 한 연구기관의 보고에서 한국인의 운전 성향은 ‘원시 야만적’이라고 혹평했던 일이 있다. 원시 야만적이라고 지적받는 한국인의 난폭 운전 버릇 역시 짧은 운전 역사에서 오는 미숙한 사회적 의식에서 유래되었다고 믿어진다.인구비례로 보아 이렇게 많은 한인들이 음주운전 혐의로 처벌되는 현상이 연구기관에서 조사된다면 이것 역시 ‘원시 야만적’ 족속들이 저지르는 현상이라고 혹평받을 것임이 틀림없는 일이다.

최근에 일본에 다녀온 일이 있다. 우리는 지금 전쟁중에 이들이 저지른 위안부 문제 때문에 이들을 파렴치한 족속이라고 손가락질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들은 그들의 사생활에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게 생활하는 자세를 가장 중요한 가치관으로 치는 사람들이다. 그런 생활의식에서 연유된 두드러진 사회적 현상은 일본에는 음주운전 사건이 거의 전무하다는 믿지 못할 현상이다. 이것만은 분명 존경받을 만한 일이요, 우리가 본 받아야 할 일이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그야말로 재수가 없어 경찰에 적발되어 손재수를 당했다고 치자. 그러나 이로 인해 “미국으로의 이주”라는 중대한 인생문제를 결심하고 와 있는 한인들에게는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거절된다면 이보다 더 심각한 인생문제가 없을 만큼 결정적인 사건이 되는데 술 한잔 마시고 하찮게 이런 일을 저질러 버린다면 이는 분명 ‘원시 야만’족들이나 저지르는 바보같은 짓이다.

술을 입에 대었으면 아예 운전대에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 혈중 알콜 농도가 0.005% 이상이면 위법이 되는데 이것은 반주로 마신 소주 한잔이나 맥주 한병이라도 검사 결과 위반 수치로 검정될 수도 있다는 뜻이고 또 술이 깰 때를 기다린다고 차 속에서 잠을 자다 체포된 사람들도
부지기수이다. 날이 추우니 발동을 걸어놓고 있게 마련인데 법의 규정은 차에 열쇠가 꽂혀 있으면 운전하는 것으로 간주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은 분명 술 한잔에 인생을 거는 ‘원시 야만’적인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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