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는 이런 후보를 찍고 싶다

2007-04-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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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평통자문회의 뉴욕협의회 위원)

제 30대 뉴욕한인회 회장 선거가 한 주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선거에서 다뤄져야 할 한인사회의 이슈는 뒷전으로 밀리고 선거 시행 세칙에 대한 불만과 항의가 선거를 지켜보는 한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인 선거시행 세칙을 제시하는 선거관리위원회도,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선거시행 세칙을 고치지 않으면 선관위의 직무 정지도 불사하겠다는 후보자들도 모두가 자가당착에 빠져있는 것 같다.

나는 대뉴욕지구에 거주하는 한민족의 혈통을 이어받은 한인들을 회원으로 하며, 이 50만 한인들 가운데 극소수(20%)의 불특정 투표자들을 동원하여 그 중 다수표를 얻은 사람이 대뉴욕지구 동포사회를 대표하는 회장에 당선되도록 되어있는 현 뉴욕한인회 회장선거 방법이 매우 부조리하기 때문에 다원화된 동포사회의 실세들의 대표들(대의원)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 이사회가 회장을 선출하는 구조로 뉴욕한인회의 구조를 개혁하자는 제안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우리 한인들은 모습만 보고도 중국사람이나 다른 동남아 사람들과 구별이 되는데 마련된 선거인 명부가 없는 상황 아래서 한인으로 인정되면 무조건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해야지, 투표를 하는데 왜 여권을 지참해야 되는지 석연치 않다. 조선족의 몰표를 두려워하는 것인가? 조선족도 우리 동포들인데 그들의 몰표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면 한인사회에 존재하는 지연, 학연, 종교 연 등으로 얽히고 설킨 여러 집단들의 몰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저지 한인회가 자기 영역에 투표소 설치를 거부한 것은 뉴욕한인회의 대표성에 대한 도전으로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다원화 된 한인사회의 대표성 시비의 시작에 불과하다. 한인사회의 실세들의 대표들(대의원)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 이사회가 회장을 선출하는 구조로 뉴욕한인회의 구조를 개혁하게 되면 집단 이기주의적인 몰표, 대표성 시비, 자기 소모적 감투싸움 등 인위적으로 동원된 불특정 다수에 의한 회장 선출방식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은 깨끗이 해소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는 국민이 싫어하던 좋아하던, 미워하던 사랑하던, 국가를 경영하고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할 누군가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미국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 우리 한인사회는 미 정계와 주류사회에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정치인이 필요한 것이지 한인사회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있을 사람을 뽑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뉴욕한인회의 대표성이 대한민국 정부를 상징하는 영사관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뿌리 내리고 살아야 할 미국사회에 대한 것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나는 영사관이 인정해 주는 대표성 보다는 미국사회에 대해서 한인사회의 권익신장을 위해서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대표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 뉴욕지구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사람을 꼭 뽑아야 한다면(뽑지 않는다고 우리 한인사회가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 정계와 주류사회에 나아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한인사회의 대표자로서 필요한 여러가지 덕목 외에 영어구사 능력이 필요조건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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