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중한 한 표, 탐욕 버린 봉사자 앞으로!

2007-04-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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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종(대뉴욕지구 태권도협회 이사장)

매일 게재되는 뉴욕한인회 회장 선거에 관한 기사를 접하다 보면 역겹기 한이 없다. 도대체 왜 한인회가 그리 중요하여 회장 자리가 그리도 탐나길래 이번 제 30대 한인회 선거관리위원회는 공명정대성을 잃고 마치 특정후보자의 후원회처럼 천방지축으로 처신을 하는지 그 저의를 모르겠다.

성품, 학력, 지식 그리고 경력은 고사하고 ‘돈’ 없는 사람은 뉴욕한인회 근처에서 서성거리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사과궤짝’ 6만개를 트럭으로 싣고 선관위의 문턱을 넘어서야만 간신히 회장 후보자 인정을 받게되니 ‘없는 인생’ 어디 서러워서 살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꼴불견이다.하기야 한탕 벼슬자리가 그만한 가치와 남모르는 무언가가 없다면 그렇게도 머리 싸움을 하며 천금을 뿌리겠는가!


게다가 과거급제의 탈락자는 사과궤짝 한 개도 못 건진채 장원급제한 자가 한인회란 명칭으로 남은 궤짝을 모조리 착취하는 선관위의 새로운 세칙을 신설해 놓은 염불은 나몰라라… 사과궤짝에만 눈독을 잔뜩 들이다 보니 선관위원장 직무정지 가처분신청(한국일보 4/9/07)을 받게 되는(?) 것이 당연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뉴욕한인회장 선거를 파행으로 이끄는 선관위의 ‘선거권 자격’ 뿐만 아니라 뉴저지 한인들을 셔틀버스로 실어 나르겠다는 범법행위도 이번 가처분신청에 포함시켜야만 응당할 것이다.

우리 유권자들이 인식해야 할 사항은 뉴욕의 각 지역 한인회는 물론 뉴욕한인회는 공권력이 전무(全無)한 자원봉사단체다. 또한 이 봉사단체들은 어느 단체를 불문코 스스로, 자발적으로 그 지역 주민을 위하여 봉사하겠다고 자칭 호소하며 그런 일을 하게끔 주민들이 인정해 달라는 신신당부를 받아들여 허용했을 뿐, 이들에게 공권력을 심어준 것은 결코 아니다.
헌법으로 제정한 국영기업체의 봉사기구를 제외하고는 어느 봉사단체도 공권력을 소유할 수 없으며 또한 공권력이 있는 것처럼 행동해서도 아니됨을 알아야 한다.

마치 경찰관이 아닌 자가 경찰인 것처럼 행세하는 것은 인격화(impersonate)로 가장하는 것과 같다. 이런 처사나 행동은 위선자가 자기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탐욕이며 망동이다.십여년 전만 하더라도 뉴욕한인회는 참으로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봉사단체로 운영되었으며 오직 봉사정신에만 투철한 지성인의 회장들이 존엄하였기에 뉴욕한인회는 우리들의 대표 봉사기구로 거듭났었다. 그러나 근래 와서는 봉사정신은 까마귀가 물어갔는지… 어디다가 팔아 먹었는지 이제는 마치 뉴욕한인회의 존재성이 헌법으로 제정된 공권력의 정부기구인양 허세를 부리며 탐욕에 숨통이 막힌 회장들로 차 있는 듯 싶다.

이번 선거만 보더라도 “나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다”는 식의 재선을 넘보는 후보자는 물론, 직선제로 인해 유권자가 생기다 보니 마치 대통령 후보나 되는 망상인지는 몰라도 봉사자라는 본연의 위치를 떠나서 상대방을 공방하며 빙자, 공세하는 못된 정치꾼들의 행각을 서슴치 않고 구호하는 것을 보면 과연 이들이 순수한 ‘봉사자’로 우리 한인사회를 위해 희생하겠다고(공탁금 6만달러+캠페인 비용 =부잣 집 한 채 가격을 들여놓고) 나선 것인지, 아니면 “나는 너희들의 대통령이다…엄명을 받으라”고 호령하기 위해 그 한인회 회장 자리를 넘보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 없다.

하기야 한국에서 들락거리는 정치인들의 배웅차 JFK를 행차하여 한인들의 자산으로 구입한 회관에서 큰기침을 하다 보니 “모두가 무법천지 내 세상”이라 회장님께서 고급 승용차로 납실 때마다 “누가 나를 수행할거냐”가 돌출할 만도 하다.그러나 이렇게 유세하라고 이민생활에 쪼들리는 한인들이 회장선거에 나서는 것은 결코 아니다. 첫째도 봉사, 둘째도 봉사, 그리고 셋째도 봉사다. 그러므로 양 어깨와 목에 힘을 빼는 동시에 입에 거품도 빼고 조용히 처신하여 병적탐욕을 버리고 무엇이 진정 한인사회를 위하는 것인지 망견(望見) 비전의 봉사자로 거듭나기를 이 노장은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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