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선관위 공정성 시비 슬기로 극복하자

2007-04-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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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로 다가온 뉴욕한인회장 선거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려 제대로 치러지지 못할 위기에 직면했다. 이번 선거에 나선 이세목 후보와 송웅길 후보측은 지난 주말 공동 기자회견에서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지 못하는 민경원 선관위원장의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했다. 이렇게 되면 이번 선거는 예정대로 치러지지 못하게 되어 한인사회는 파란을 겪게 될 것이다.

이세목 후보측과 송웅길 후보측이 제시한 선관위의 불공정 사례는 선관위가 투표 일정과 장소를 공고하면서 처음에는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투표를 할 수 있다고 했다가 나중에 다시 한국여권 또는 미국여권을 제시해야 한다고 정정 공고한 사실을 지적했다. 또 선거인 등록을 한인회관에서 받는 것도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중 여권 제시 문제는 처음부터 송웅길 후보가 세칙에 규정된 이 요건의 부당함을 문제 삼았었다. 이에 대해 선관위원장은 세 후보가 합의할 경우 여권 제시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선거 막바지에 와서 이처럼 선관위의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는 것은 이번 선거가 과열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선관위의 출범 자체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경로 한인회장이 구성한 이번 선관위에는 한인회 관계자가 다수 포함되어 있어 처음부터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었었다. 이런 상태에서 선관위원이 한인회의 홍보물 배포에 관여했고, 또 다른 선관위원이 불공정성을 제기하면서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더우기 이경로 회장이 불출마 약속을 번복하고 차기 회장에 재출마함으로써 선관위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높아졌다. 한인사회에서는 선관위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으나 선관위를 그대로 밀고나가다 급기야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만 것이다.


선관위는 이·송 후보측의 이의 제기에 대해 이를 선관위 활동 및 업무 방해라면서 후보 자격 박탈을 경고하고 있다. 양측이 이처럼 극단적인 대결의 자세를 고집한다면 이번 선거는 마주 달리는 두 기관차가 정면 충돌하는 것과 같은 파국을 맞게 될 것이다. 그 후유증으로 한인사회가 분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 선거를 무사히 치르도록 선관위와 세 후보측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선관위는 세 후보측이 합의한다면 여러가지 조건들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선관위와 세 후보측은 한인사회의 여론을 경청하여 선거의 파행과 한인사회의 분열을 막을 수 있도록 공정한 선거를 위한 대승적 합의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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