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회장은 어떤 인물이 미땅한가

2007-04-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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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정순(대뉴욕지구 원로성직자회 부회장)

지난 40여년간 뉴욕에 살면서 느낀 점은 한인사회가 크게 발전하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그 원인은 역대 뉴욕 한인회장 중 훌륭한 지도자가 적다는 것이다.30여년 전만 해도 플러싱, 특히 칼리지포인트 일대는 남루한지역이었는데 중국인들은 훌륭한 지도자들이 많아서 서로 도와주고 협조하여 고층빌딩을 우후죽순 격으로 건축하고 점포를 많이 사서 한인 가게들은 상권을 잃고 노던 블러바드 150가 이후로 점차 이주하여 후퇴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가 살고 있는 유토피아 파크웨이 일대에도 한인들은 대부분 먼 곳으로 집을 팔고 이사를 가고 중국인들이 속속 이주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시의원, 주의원들도 중국인들은 속속 당선되는데 한인들은 낙선된다. 지난 5년간 퀸즈지역 선거관리위원(inspector)으로 봉사하면서 느낀 점은 중국인 사회에서는 자기 동족 후보자 당선을 위하여 열성적으로 뛰고 있는 반면 한인들은 우리 한인 후보자의 당선을 위하여 성의가 부족한 것 같다.
한인회장이 되면 먼저 한인사회의 화합 단결, 권익신장,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봉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회장이 마치 무슨 벼슬이나 얻은 것처럼 착각하여 공연히 남을 멸시, 천대하고 권력 남용이나 월권행위 따위에 혈안이 되어서는 안된다.


한인회장이란 자리는 봉사하는 자리이지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가 아니다. 불화 반목을 일으켜서도 안된다. 오로지 한인사회 화합을 위해서 헌신 노력한다는 각오가 필요하다.역대 한인회장 중 열심히 회장직을 완수한 분은 많다. 김재택 전 회장은 영어에도 능통하지만 한인 권익신장을 위해서도 많이 노력했다. 퀸즈 검찰청과 유대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홍종학, 김
윤환 전 플러싱 한인회장, 정 검사, 필자 등과 함께 아시아자문위원회를 결성하여 리차드 브라운 퀸즈 검사장과 결성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현 이경로 한인회장은 언론사와 맨하탄 퍼레이드 행사 같은 자기가 관여하지 않아도 이전부터 잘 추진돼 오던 타 기관 소관의 행사를 빼앗기 위해서 공연히 평지풍파를 일으키어 동포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일을 범하고도 또 회장직을 유임하고 싶어 선거운동을 하고 있음은 참으로 유권자의 한 노인으로서 애석함을 느낀다.일전에 어느 병원에 치료차 찾아간 바, 어떤 노인과 같이 환자들 50여명이 대기하고 있는 모임에 찾아와 인사도 없이 그 노인으로 하여금 “기호 2번 현 회장을 투표해 주세요” 하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듣고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관리위원으로 봉사하여 선거 규정을 잘 아는 필자는 격분 끝에 “당신 선거운동 하고 있느냐”고 고함을 질렀다.

도대체 한인회장을 감투로 착각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회장이 되려면 무엇보다 겸손하고 포용력이 있으며 사회 경험이 풍부하여 동포사회 발전을 위해 앞장서서 봉사할 역량이 있는 사람이라야 한다. 이러한 숨은 봉사자가 나와야 우리 뉴욕 한인사회는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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