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도 정죄하지 않겠다”

2007-03-3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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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정순(원로성직자회 부회장)

성경구절에 “의인은 없나니 모든 사람은 죄인이다” “누구든지 죄 없는 자는 이 돌로 쳐라” “나도 정죄하지 않겠다”는 간음을 한 한 사마리아 여인 앞에서의 주님의 음성이 떠오른다.

일본의 대심원(大審院) 부장검사인 모 교수의 강의 도중 “세상 사람은 누구나 다 예심에 걸려 있다. 언제 기소하느냐는 문제만 남아 있을 뿐이다”고 말하였다. 예심(豫審)이란 본심(本審)에 들어가기 전에 범죄 증거는 다 확보하였으나 피고인이 죄질(罪質)이 약하냐? 유죄 평결을 내렸
을 때 과연 형(刑)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겠느냐? 피고인이 현재 잘못을 인정하여 회개하였는지 등을 면밀히 심의하는 과정을 말한다.만일 피고인이 진실로 회개하고 전비(前非)를 뉘우칠 때 유죄 판결을 내리지 않고 언도 유예나 ‘기소 유예’를 함이 마땅하다.


형사소송법에는 자수(自首)하면 형을 감면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같은 선진국가에서는 간음죄는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혼인을 빙자(핑계)하여 간음한 죄만을 죄로 인정하였다.이 목사는 누구도 모르는 시점에 예배 후 단밑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자기 죄를 자복하였고, 목사직을 사임하고 29년간 섬겨온 뉴욕장로교회를 떠나겠다고 하면서 교인들의 용서를 구하였다. 이 때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으며 연민의 정으로 바라보았다.

꿈이 아닌가 의심했고 모든 교인들은 꿈에서 깨어나기를 바랬다. 그런데 신문지상을 통해서 차츰 알게 되었다.교인들은 연민의 정으로 그의 거취를 지켜볼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외부에서 성토하는 기사가 터져나왔다. 제발 부탁 하노니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기 바란다. 이미 회개하고 목사직을 사임한 그를 용서하는 아량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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