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런 한인회장 나왔으면

2007-03-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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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륭웅(공학박사)

뉴욕한인회장 선거전이 시작됐다. 늘상 바라는 바이지만 ‘좋은 사람’이 선출되었으면 한다. 뉴욕한인회(한인회)는 봉사단체인 만큼 봉사를 할 수 있는 실력있는 사람이 뽑혔으면 좋겠다. 봉사한다는 게 말이 쉽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우선 오랜 세월동안 남을 도우는 일을 많이 했던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봉사란 원래 있는 듯 없는 듯하게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사람일수록 무슨 단체의 장은 안 하려고 하니 그것이 문제이다. 봉사가 몸에 배어있지 않더라도 배우고 수양을 쌓아 좋은 봉사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객지에 살면서 제일 괴롭고 분한 일은 동포가 이유없이 괄세받고 구박받고 차별받는 것을 보는 일이다. 각 지역 한인회-직능단체-봉사단체-법률단체와 협력하여 억울한 동포, 밥도 못 먹게 생긴 동족을 도와주는 일을 앞장서서 해 주었으면 한다. 우리 모두의 힘이 필요하면 그것을 정기적으로라도 알 수 있다면 돕지 않을 동포가 어디 있겠는가. 동포들이 좋은 일에 쓰자고 모금을 하면 안 낸다고만 하지 말고 자발적으로 낼 수 있도록 우리의 마음을 움직여주기 바란다.


한국인은 단결력이 없다고 말하는데 나는 절대 그렇게 보지 않는다. 다 같은 인간인데 왜 한민족만이 단결력이 없겠는가. 다만 뭉칠 수 있게 만드는 지도자가 별로 없다는 말이 더 맞는 말일 것이다. 다음 한인회장은 우리가 뭉칠 수 있도록 해 주고 우리가 단결하면 얼마나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기 바란다.

두번째로 바라는 바는, 우리 모두가 좋은 미국인이 되도록 캠페인도 하고 계도도 해주는 역할을 맡아 주었으면 한다. 시민이건 아니건 우리 모두는 미국에 살고 있다. 그것은 미국법을 지키고 정당한 세금을 내는 것이 절대적인 두 가지 의무인 것을 우리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금은 거의 내지도 않으면서 공짜로 모든 것을 다 받아먹고 욕은 욕대로 해서야 그게 어디 사람인가. 그럴 바에야 자식이 거물(?)이라고 으시대지나 말 일이지, 전에 여론조사를 한 것을 보면 미국인은 한인을 흑인보다 더 싫어한다고 나왔다. 설마 하고 의아해 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나는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이 나라의 초석을 닦는데 흑인들이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가. 만약 한국에서 세금 한 푼 안낸 외국인이 건강보험-생활비-주거혜택을 받는다면 어떨까. 아마 폭동이라도 날지 모른다.나는 병원 통역을 오랫동안 하면서 벼라별 경우를 다 겪어봤다. 자택 재활치료를 받는 환자가 내가 보기엔 별 필요치도 않은 품목들을 그것들이 단지 공짜라는 이유로 요구하기도 해서 얼굴이 화끈거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 요구를 받아 적는 치료사의 얼굴에도...

나는 가끔 우리가 참으로 염치 없고 뻔뻔하고 배은망덕하지 않나 생각된다. 새 한인회장은 우리 모두가 덜 염치가 없는 집단이 되도록 홍보도 하고 캠페인도 벌여주었으면 좋겠다.미국사회 어디에서 불행한 일이 있으면 한인동포의 이름으로 기부도 하고, 그래서 알고보니 한인이 그리 뻔뻔한 민족이 아니라는 인식을 조금씩 심어 나갔으면 한다.나는 최근에야 한인회장이 무슨 동포들의 모임에서 연설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도대체 그게 왜 필요한가. 그런 시간이 있으면 억울한 눈물을 흘리는 동포를 도울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국의 정치인, 정치한다고 껍죽대는 사람 등등이 자주 뉴욕에 오는 것으로 안다. 그런 부류들이 제 발로 찾아오기 전에는 절대 가서 만나지 않기를 바란다. 만약 그리 한다면 왜 그래야 할까? 그 돈과 시간은 어디서 날까? 나는 그것이 참으로 알고 싶다.
뉴욕한인회장에 나가려면 연수입 보고를 5만달러 이상 3년 연속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그게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도대체 수입 보고와 피선거권은 무슨 관계가 있는가? 또 공탁금을 6만달러 내야 하는데 그 돈은 다시 돌려받지 못한다고 한다. 나는 왜 공탁금이란게 필요한지도 모르겠거니와 설사 그렇다 해도 왜 비용을 제한 후 돌려받지 못하는 것인지. 합리적이지 못한 것은 차제에 뜯어 고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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