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동포 우롱하는 가장무도회

2007-03-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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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자(의사)

휘황찬란한 화려한 무대에서 가장무도회에 춤을 추는 사람들은 가발, 코주부 안경 같은 소품을 착용하고 마녀, 도깨비, 해적 등으로 과감한 엽기적인 복장으로 변장을 한다. 파티가 끝날 때까지는 가면에 가려진 사람들의 얼굴이 늑대같이 생겼는지, 교활한 여우형인지, 양처럼 순한 형인
지 알 수가 없다.

불출마 의사를 공식석상에서 여러 차례 다짐하던 한인회장이 제 30대 한인회장 재출마 선언을 하고 선거전에 뛰어드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동포를 우롱하는 가장무도회의 광란의 춤의 파티가 끝난 후 얼굴에 쓰고 있던 가면을 벗은 것이다.안면을 수시로 바꾸고 말에 대한 일관성이 없는 무책임한 행동이다.뉴욕한인회장은 뉴욕한인 문화 엑스포(가칭) 지원 예산 50만달러가 한국 문화관광부에서 오게 되는 것을 취임기간의 업적으로 믿고 있는 모양이다.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그 돈은 마땅히 우리가 받아낼 수 있는 돈이다. 누가 한인회장이었더라도 이 돈은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돈을 물쓰듯 하는 한국 정치인들이 해외동포에게 보내는 50만달러의 지원금은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


한국 문화관광부로부터 오는 지원금은 단체장의 얼굴이 바뀌어도 지속될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정부는 재미동포들에게 환원해야 하는 빚을 지고 있고 또한 서로 상부상조해야 하는 수평 관계의 유대를 만들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한국 정부는 글로벌 시대로 진입하는데 세계시장의 금은보화와 세계의 망망한 바다에서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네트워크의 그물을 짜는데 민간 차원에서 재미동포들의 잠재력의 힘과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재미한인 학자들은 미국과 한국의 의학계 과학 분야의 학문을 접목시키고 사업가는 한국 기업이 세계 각지로 개척할 네트워크의 기반을 다지는데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고국에서 온 유학생들의 재정보증인으로 뒷바라지를 하는 이민 동포들은 고국을 돕는 민간 외교관들이다.

한인회장을 뽑는 선거전에 깨끗하게 선거를 치르도록 모니터하는 시스템인 선관위가 어떤 특정 후보를 떠받드는 시녀들로 선거의 부정도 눈감아 주는 혼탁한 선거전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다.한인회장 선거를 둘러싼 소모전은 파괴적 경쟁이다.어부지리(漁父之利)라는 말은 황새가 조개를 쪼아 먹으려다가 둘 다 물리어 서로 다투고 있을 때 어부가 와서 둘을 잡아갔다는 고사로 둘이 다투는 사이에 제 삼자가 이득을 본다는 뜻이다.우리 이웃 아시안 커뮤니티에서 우리 싸움을 구경하면서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나의 중국인 친구가 내게 이렇게 묻는다. 이 싸움을 부추기며 먹이를 챙기고 횡재를 노리는 어부의 정체는 누구인가 궁금해 한다.

거래에 능한 중국인다운 발상의 질문이다.또 다른 인도계 정신과 의사인 나의 오랜 친구는 내게 이렇게 신랄하게 질문한다.“왜 한인 동포신문과 방송매체들은 현 한인회장인 선거 후보의 비도덕적인 속임수의 선거전략
을 날카롭게 날을 세워 비판하고 고발하지 않는가. 사회의 비리와 환부를 도려내는 작업이 한인사회를 정화시키는 진정한 저널리스트들의 사명이 아닌가?”가죽 채찍으로 후려치는 듯한 혹독한 질책이다.이런 충언을 들으며 마음이 참담해 진다.한인회장인 선거 후보를 옹호하고 대변하는 언론, 방송매체는 올바른 정당성을 지키는 저널리즘 매체로 거듭 다시 태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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