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의료인들의 불친절

2007-03-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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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 자 (플러싱)

오랫동안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과 개인 의료원을 많이 찾아다니며 투병생활을 하면서 고마워야 할 의료진들에게 환자들의 마음에 병을 만드는 불친절을 탓하여야 하는 환자들의 마음을 의료진들은 이해하는지 묻고 싶다.

40여년 전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한국 의료진을 대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대화가 힘들어도 외국 의료진의 친절한 혜택을 받으며 투병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래도 한국 의료진의 도움을 받고 싶은 심정은 본인만의 욕심은 아닐 것이다.이제는 한국인 의료진이 우리 동포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까지도 도움을 주는 꿈의 현실이 찾아오고 있지만 호사다마라고나 할꺄, 기대한 것 만큼의 꿈은 산산히 부서지고 어렵사리 찾아간 의사선생님의 웃음끼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냉정한 태도, 답답한 심정의 질문에 냉정한 대답, 숨가쁘게 다음 환자에게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생존경쟁 속에서 또 하나의 생존경쟁을 체험하는 서글픔을 맛보게 된다.


의료인들 즉, 의사나 간호사들은 학교를 졸업할 때 히포크라테스 선서나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면서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기로 각자 마음 속으로 맹세를 하였을 것이다.그토록 훌륭한 선서는 다 어디로 간 것인지?
병들어 괴로운 육신을 맡길 곳이라고는 오직 의료진이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병고에 시달리고 보면 어린아이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담당의 말 한 마디, 그리고 따뜻한 미소로 잡아주는 손의 정감은 한 병을 먹는 효과보다도 더 크다는 것을 환자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하물며 의료진일 경우 무엇을 생각해야 할 것인가?

한인 의료진 여러분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고국을 떠나 외로운 가운데 병마에까지 시달리고 있는 병든 이들에게 아무리 바쁘고 힘들더라도 사랑과 친절로 어루만지는 희망의 등불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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