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커피 마시는 너무 튀는 한국말

2007-03-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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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 권(뉴저지)

최근 보도에 의하면 미국에 사는 아시안 이민자들 중 한국인들의 교육수준은 꽤 높은데 영어구사 능력은 상대적으로 형편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우리 한국사람들은 나부터도 그렇지만 말과 억양에 너무 힘을 준다. 우선 내 이름의 성씨부터도 ‘권’이면 ‘Gwon’이나 ‘Guon’ 등 G로 시작해야 했으나 이는 어쩐지 약한 듯 싶고 ‘Q’로 시작하자니 ‘Queen’과 같이 여성적인 듯 하여 ‘K’로 시작했으리라.‘김(Kim)’씨가 그렇고 강(Kang)씨, 곽(Kwak)씨, 장(Chang)씨 등이 그러하며 ‘박’씨가 ‘Park’이 아닌 Bark이나 Bak으로 표기한 이는 별로 없었으리라. 그래도 이는 고유명사인지라 그렇게 표기하고 불러달라는 데에야 누가 뭐라 하랴.


그러나 요즘 신문을 보자면 ‘F’는 대부분 ‘ㅎ’이 아닌 ‘ㅍ’으로 표기를 하니 참으로 가관이다. 그 중 요즘 눈에 많이 뜨이는 것이 좀 배웠다 하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파이낸싱(Financing)을 위시해서 풀타임(Fulltime), 플리마켓(Flee Market)등... 일일이 다 열거하기가 어렵다. 심지어 라디오방송에서 ‘톨프리’라 하길래 갑자기 웬 ‘돌뿌리’인가 했더니 Toll Free를 그렇게 발음하는 것을 들었다.

본래 ‘F’는 아주 부드럽고 흐물흐물한 발음인데 이를 모두 ‘ㅎ’이 아닌 ‘p’발음의 ‘ㅍ’으로 표기하니 우리의 영어가 헷갈릴 수 밖에. 이것은 우리가 ‘R’과 ‘L’의 발음을 구분 못하여 쌀(Rice) 대신 이(Lice)를 먹고 산다는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

한국의 문교부, 문화부, 문화공보부, 문화관광부 중 어디에선가 외래어의 우리말 표기 표준을 그렇게 하기로 정했는지는 모르는데 언론에서만이라도 선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나는 우리들이 커피 샵에 가서 커휘가 아닌 코에서 나는 코피를 마시지 않는게 천만 다행이라 생각한다. 참고로 미국사람들은 영국사람들관는 달리 Coffee의 ‘o’를 ‘오’보다는 ‘어’나 ‘아’로 발음한다는 것을 아시라. 즉 Job을 ‘잡’이라 한다거나 심지어 Golf도 ‘갈후’라 발음하는 것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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