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폭탄을 키우십니까?

2007-03-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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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일(스미스타운)

가정은 부모 자식, 형제, 부부라는 세 가지 인간관계로 구성되어 있다. 이 관계가 원만해야 가정이 평화롭다고 한다. 가정이 평화로우면 그가 사는 직장이나 사회가 건강하게 되고 또한 국가도 건강해진다고 믿는다.가정은 빼놓을 수 없는 조건이 있다. 바로 교육이다. 아이들은 적어도 서너살이 되면 어른의 표정이나 감정을 알아볼 수 있다. 그 때 가정교육을 시작해서 할 일과 해서는 안될 일을 가르친다. 다섯살이나 여섯살이 되면 처벌해도 된다고 본다.

부모가 위엄이 있고 자애로우면 자식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 그러나 가정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고 아이의 응석을 모두 받아주는 부모가 많은데 그런 부모는 음식을 만드는 법이나 평소의 행동 등 가정교육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일을 반대로 부추기고 꾸짖어야 할 일도 웃어 넘긴다.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는 사회에 나와서도 제멋대로 행동하고 꾸짖거나 조언을 해도 듣지 않는다. 또 화를 내며 호되게 혼을 내도 말을 듣기는 커녕 도리어 원한을 품는다. 그러므로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은 사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부모가 자애롭지 못하면 자식은 불효자가 되기 마련이고, 형이 아우를 사랑하지 않으면 아우도 형을 존경하지 않는다. 남편의 행실이 바르지 않으면 아내가 따르지 않는다. 또한 가정을 평온하게 다스리려면 무엇보다 검소해야 한다고 한다.


어느 노인에게 “식구가 몇이나 됩니까” 하고 물었더니 “나 혼자입니다”라고 대답한다. 나는 그가 3남매의 자식과 6명의 손자가 있는 복 많은 노인이라고 여겨왔다. 그런 그가 태연하게 “혼자입니다”라고 할 때 그의 가슴속에서는 슬픔의 폭포가 넘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자식들은이 노인과 절연을 한 상태라고 한다. 자식들과 손주들을 만나본 지도 몇 년이 되었단다. 그 노인은 경제적인 능력도 없고 또 고혈압, 심장병으로 움직이기도 어렵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그 노인은 자식 원망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마치 평생 혼자 산 것처럼 씩씩하게 보였다. 그 노인은 세 개의 폭탄을 안고 사는 것이다. 형제도 없고, 자식도 떠나고 씩씩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노인의 삶은 우리 사회에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인 것이다. 서로 부끄럽고 창피해서 말들을 안 할 뿐이지 더 기막한 사연들을 이곳에 더 옮길 수가 없을 뿐이다.

뼈빠지게 박사아들을 키웠더니 “3개월 후에 결혼합니다”하는 아들로부터의 청첩장을 받고 자살을 시도한 부모의 이야기 속에서 엄청난 폭탄을 발견하게 된다. “그 박사, 얼마나 행복할까?”이와같이 소리없이 ‘펑’ ‘펑’터지는 폭탄 소리와 그 파편에 맞아 피 흘리며 신음하는 소리가 안 들리는가? 가장의 소중함을 말로만 떠들지 말고, 남의 고통이려니 하지 말고 나에게도 다가올 폭탄이란 것을 인정하고 가정다운 가정을 세우기에 모두가 마음을 함께 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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