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영(한미역사문제연구위원)

급격하게 변해가는 소용돌이 속에서 가정, 사회, 국가 할 것 없이 모두가 심각한 권위 상실증에 걸려있는 것이 조국의 현실이다.

어려웠던 지난 날에도 할아버지, 아버지의 말 한마디는 천금처럼 무거웠고 사회나 국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지도층에 있는 사람이 신문이나 방송에 나와 국민을 향해 이런저런 대안을 놓고 국민을 설득하거나 권유를 했을 땐 국민은 별 저항 없이 따라주었다. 하지만 요즘 사회는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일단은 색안경을 끼고 의심부터 하는 것이 변화된 의식구조다.

가정이 파탄 지경에 이르고 사회와 국가가 혼란스러운 것은 여러가지 이유에서 찾아볼 수 있겠지만 품위와 권위를 지켜야 할 어른이나 지도자가 안하무인으로 ‘척’만 하고 우쭐대려는 일로 존경받아야 할 권위가 실종되고 있다.앉아서는 안 될 사람이 국가 최고지도자의 자리에 앉아 권위에 순종치 않고 따라주지 않는다고 자기를 그 자리에 앉게 해 준 국민을 향해 온갖 헛소리를 해대 온통 나라가 떠들썩하다. 사회나 국가가 건강해지려면 권위가 무엇인 줄 아는 제대로 배운 지도자가 품위를 지키면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맡은 소임을 충실히 수행할 때 권위는 돋보이게 마련이다.

지금 본국 사회는 국민 누구 할 것 없이 시선 빼앗기 경쟁을 벌려대고 있다. 가정과 사회에서도, 심지어는 최고 권부인 청와대 안에서도 체면 따위는 던져버리고 국민의 시선을 끌기 위해 온갖 망나니 짓을 벌려대고 있다. 얼굴을 인기상품으로 외모를 우선시하는 연예인들이 시청자로부터 더 예뻐졌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 몸매를 뜯어고치는 일은 오랜 관행이 되어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나이 어린 청소년에서부터 중노의 노인들, 심지어는 대통령까지 얼굴과 눈을 쌍거풀로 뜯어고친 일이 밝혀져 성형수술이 유행처럼 번진 나라가 한국이라고 외국 언론까지 평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큰 착각에 빠졌는지, 아니면 무식이 송두리채 밝혀져 국민이 무서워서인지 이판사판으로 국가원수 체면까지 벗어던지고 시정 잡배보다 못한 막말을 겁없이 퍼부어대고 있다. 가관스럽기는 미국 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과 같은 역사 속에 이름을 남긴 인물이 되기 위해 링컨이 썼던 포용정책을 쓰겠다고 밝혔던 그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코드인사를 펴면서 나라를 온통 수렁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자기의 말대로 굴러들어온 돌이 어느날 대통령이 되고 보니 링컨과 같은 위대한 대통령이 되고 싶었던 것은 당연한 생각이었을 것이다.
링컨도 빈곤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변호사가 되어 대통령이 되었듯이 자신도 빈곤하게 자라 골방 출신 변호사를 거쳐 대통령이 되고 보니 링컨의 입지전과 다를 것이 없다는 착각에서 말한 것 같다. 어쨌든 노무현 대통령의 어느 한 구석에도 링컨과 닮은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것이 그의 4년 동안의 치적에서 볼 수 있는 평가다.

굳이 같은 점이 있다면 두 사람 얼굴 생김새가 호남형이 아니라는 것이 같다. 미남형이 아닌 링컨은 남의 시선을 뺏기 위해 얼굴과 눈을 뜯어 고치지는 않았다. 태어난 모습 그대로 미국민의 추앙을 받는 링컨과 노무현이 같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