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포 투표라니...”

2007-02-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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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성(자유기고가)

뉴욕 중앙일보 2월 23일자에 뉴욕한인회의 ‘여론수렴 동포투표 실시하자’라는 제하의 기사가 실렸는데 내용이 너무 황당하고 한심하기 그지없어 한마디 한다.

뉴욕 한인사회에는 맨하탄, 브루클린, 스태튼 아일랜드, 중부퀸즈, 롱아일랜드, 플러싱, 웨체스타 등 구역마다 막강한 지역 한인회가 있어 각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동포들의 권익과 복지를 위해 활발히 기능을 다해오고 있다. 이들 지역 한인회가 해당 지역 동포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원활히 성공리에 수행하고 있음은 모든 동포들이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고 아울러 감사를 하고 있는 일이다.


그런데 유독, 이번 뉴욕한인회가 시도하고자 하는 투표의 내용을 기사에 실린대로 보면 ‘코리안 퍼레이드’를 미주한국일보에서 할 것이냐 아니면 뉴욕한인회에서 해야 될 것인가 하는 것인데, 이런 목적의 투표를 해야 될 것인가에 대한 정당성과 투표 내용 자체를 논하기 이전 이런 투표가 정녕 필요하다면 과연 “이런 투표를 해야 될 것인가, 말아야 될 것인가”를 먼저 묻는 투표를 해서 시행을 해야 되는 것이 마땅하고 적법한 수순부터 밟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묻고 싶다.

뉴욕일원 동포 인구를 40만에서 50만까지 추산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뉴욕을 비롯해서 뉴저지, 커네티컷, 펜실베니아주와 매사추세츠 지역까지 산재해 있는 우리 한국 동포들 뿐만 아니라 재미 전 한국인들의 자존심과 자랑거리인 연중행사로 우리 대~한민국의 문화와 전통을 전 세계인에게 성공적으로 전파함은 물론 우리 동포들의 위상과 명성을 떨쳐온 가장 큰 행사를 30년간 개`최해서 치룬 공적을 치하는 못할 지언정 누구 마음대로 여론수렴 동포 투표냐 하는 얘기인데 논리적으로 따진다면 우선 40만에 달하는 동포들의 의견 수렴도 투표를 통해서 해야 될 것이고, 이에 앞서 우선적으로 상기 여러 지역 한인회와도 투표의 필요성과 정당성 여부를 그야말로 투표를 해서 확인하는 일이 우선이 아닌가 한다.

지난 30년간을 타 어느 기관이나 단체가 언감생심 시도 조차,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역사적인 이벤트요, 우리 전동포의 자존심인 뉴욕 한국인 퍼레이드 행사야말로 뉴욕의 미주한국일보가 아니었다면 과연 이 행사가 제대로 운영이 되어 지금까지 올 수가 있었을까 누구나 한번 쯤은 냉정하게 생각해 볼 일이 아닐까 한다.
뉴욕 동포사회 이민 역사를 통틀어 계속적으로, 성공적으로 또 기록적으로 이토록 값지고 뜻깊은 행사를 지속해서 전개해 오고 있는 행사가 과연 몇 개나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단체의 회장이나 구성원이 교체될 때마다 얼마나 많은 사업계획과 행사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기억에 조차 없어진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는 단체에 관여했던 분들은 잘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국가가 당신을 위해서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묻기 전에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하라”고 취임사에서 갈파했던 고 케네디 전 대통령의 명구를 상기시키지 않더라도 진정 지난 2년 동안 뉴욕한인회는 전 뉴욕 한인의 권익과 위상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뉴욕한인회를 비롯하여 소위 공익을 위한 기구가 되어야 할 방송기관에다 한 수 더 떠서 언론사들까지 합세하고 있는 뉴욕 한인 퍼레이드를 ‘찧고 까고 흔들어대고 있는’ 목불인견의 망발과 파행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 지켜보는 전 동포들의 눈과 귀를 의식하는 지혜에 눈들을 떠주기 바라며 세상의 눈을 거스르는 작태는 즉각 중단해야 되리라 본다.

한국일보를 매도하기 위한 비열한 수단으로 경비를 남용해 가면서까지 ‘한인회보’를 발간해서는 배달 책임량을 다하기 위해 소위 한인회 정책담당위원장이라는 사람이 타 언론매체의 배달원을 통해 이 회보를 돌리는 해프닝을 벌린 일은 평소 도대체 한인동포들을 어찌 보고 이토록 조잡하고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건지 정말 한심스럽기 그지 없다.
현 뉴욕한인회를 구성하고 있는 임원들과 이사진의 인격과 품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파행을 자신들이 자초하고 있는 걸 모를 정도이니 이 글을 쓴다는 것 조차 시간 낭비이다. 그야말로 ‘한인동포를 위한 한인회’라면 이러한 상스럽지 못한 비열한 불상사만 연발하고 본연의 임무와 구실을 다하지 못하는 뉴욕한인회 존재 자체가 과연 계속 필요한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범교포 차원의 투표가 절실히 필요한 때가 도래한 것이 아닌가 걱정이 앞서는 느낌은 비단 나 뿐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러므로 진정 동포사회를 위한 기구인가를 가늠하는 뉴욕한인회의 존속 여부를 묻는 ‘여론 수렴을 위한 동포투표를 실시하자’고 전 동포들이 궐기하고 또 이 운동을 성공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회보’를 돌리는 계획까지 수렴해야 될까 싶은 씁쓸한 심정으로 졸필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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