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현금 장사

2007-02-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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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취재2부 문화 경제 특집부장)

아직도 크레딧 카드를 받지 않는 한인 업소들이 있다.
과거 ‘현금으로만 지불’은 한인 업소를 이용할 경우 불편한 점 중 하나였다.주로 한인을 대상으로 하는 영세 업소들은 회비와 수수료 부담 때문에 크레딧 카드 결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그 만큼 경쟁력이 떨어진 영업을 감수해야 했다.

이제는 소액 거래 업소조차 크레딧 카드를 받는 등 주먹구구식의 구태의연한 현금 장사를 고수하지 않는 한인 업소들이 늘고 있다.그러나 아직도 수수료가 다른 카드에 비해 높은 특정 신용카드를 받지 않거나 얼마 이하는 현금 결제를 요구하는 등 업소를 찾는 고객들의 카드 사용에 제약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크레딧 카드 결제가 안 돼 현금이 충분치 않으면 마음 놓고 업소를 이용할 수 없다면 업소는 그 만큼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지갑이 두둑하지 않으면 손님을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망신당하기 십상인 한인 식당들이 우리 주변에 여전히 존재한다.물론 현금만 받는 것이 업소 규정이라고 한다면 할 말 없지만 수백 달러나 되는 밥값을 현금으로 내야 한다면 누가 그 식당에서 밥을 먹겠는가?

한 지인으로부터 얼마 전 뉴저지의 제법 큰 중화요리 전문점에서 여러 명이 식사를 한 후 수 백 달러에 달한 밥값을 두 번이나 현금으로 내야 했다는 한 불평을 들은 적이 있다.서비스라도 좋았다면 덜 화가 날 터인데 무뚝뚝하고 인색한 서비스를 받으며 500달러나 되는 밥값을 현금으로 내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고 한다.

“저희 업소에서는 손님이 갖고 계신 카드는 받지 않습니다.”. “카드는 받지 않습니다”. “5달러 이하는 현금으로 내주세요”, “저희 업소에서는 환불 안해줍니다”.한인 업소에서 한 번 쯤은 전해 듣는 말들이다.
세계 경제의 중심지이자 관광의 도시인 뉴욕에서 아직도 현금결제만을 고수하는 업소들이 있다면 한번 쯤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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