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법원에서 보는 한인사회의 반영

2007-02-22 (목)
크게 작게
박중돈(법정통역)

한인사회의 변화는 정확히 형사법원에서도 반영되어 나타난다.
1998년 IMF 사태가 터져서 경제가 어려워지자 한인들이 대거 미국으로 몰려왔었고 이곳에서 생활이 아직 정착되지 못한 채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 자연히 가정이 평화롭지 못했을 것이고 이런 현상의 반영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정폭행을 비롯한 술과 관계되는 폭행사건이나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된 사건이 압도적으로 많았었다.이 때에는 가정폭행 사건이 압도적으로 그 수위를 차지했고 덩달아 몰려온 탓인지 매춘여성들이 대거 검거되어 들어왔었다. 대부분이 역시 한국에서 갓 온 신참 여성들이었으며 이들의 설명 역시 한국에서 당시의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는 통에 매춘 영업조차 어려워졌기 때문에 미국행을 택하게 되었다고 했다.

때를 같이해서 중국에서 우리 동포들이 대거 몰려들기 시작했고 이들 중 많은 여성들이 무면허 지압소에서 일을 하다 체포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형사사건으로 체포되는 한인들의 대부분이 미국 체류기간이 얼마 되지 않는 신참이거나 불법체류자들이 많다. 전체 한인인구 중에 이런 신참 한인들의 비율이 높아졌고 이들은 아직 미국식 생활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탓으로 부주의로 인한 불법행위로 입건되는 수가 상당히 많은 비율을 차지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보험료는 기한내에 지불하지 않으면 자동차 소유주의 운전면허증이 자동으로 정지처분 된다는 법규정을 모르고 있는 탓으로 운전면허증이 정지된 줄 모르고 운전하다 체포되는 한인들이 모든 인종 가운데 으뜸을 차지하는 때가 있었다. 이런 현상을 여러 번 언론을 통해서 관심을 환기시킨 적이 있었지만 이제 한인들의 인식이 변한 탓인지 다행스럽게도 지금 이 사건은 거의 소수로 줄었다.

IMF의 어렵던 시절이 지나고 이제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을만한 시간이 흐른 탓으로 운전면허 정지 위반사건 뿐 아니라 다행스럽게도 가정폭행 사건도 현저히 줄어들었다.그러나 근자에 와서는 가정폭행 사건이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들었다가 최근 1,2년 사이에 다시 그 수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는데 기이한 것은 그 사건의 내용이 종래의 사건과는 달라져있다는 현상이다.

종래의 가정폭행 사건의 주종은 부부간의 대화의 부족과 과음이 주된 원인이었지만 최근의 가정폭행사건은 많은 경우에 부인의 부정에서 시작된 사건이 눈에 보일 정도로 많아졌다.흔히 사회에서 회자되고 있듯이 기러기 가족의 수가 늘어나면서 그들 중에 이런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고발자인 부인들이 사법절차를 미리 잘 알
고 있어서 자기의 부정을 감쌀 목적으로 남편으로 하여금 폭력행위에 이르도록 유도하고, 그런 다음에는 사법절차에 따른 제재나 이혼절차에 들어가는 수법을 악용하는 여성들도 있다.

한 아내가 부정한 생활을 계속하다 남편에게 폭행 당했는데 거듭되는 부정 현장에서 결국은 심각한 폭행사건으로 발전되어 남편은 중범 혐의로 체포되어 수감되었다. 남편에게는 거듭되는 폭행행위에다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위반한 혐의로 상당액의 보석금이 책정되었고 형무소에 구치된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게 되었다.

형무소에 들어가게 되면 최근 9.11 사태 이후에 이민국이 수감자들의 신상 데이터를 체크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불법체류자인 것이 발견되면 법원에 이 사람의 신병 인수 통보를 보내게 된다. 이 조치는 법원에 계류중인 재판이 끝나더라도 석방하지 않고 이민국이 추후 신병을 인수하고 불법체류로 인한 추방조치에 들어가겠다는 통보이다.불체자이던 이 사람도 이민국의 신병 인수 통고를 받게 되었고 법원에서 선고받은 폭행죄의 선고 형량을 다 치른 다음에는 다시 이민국의 추방재판에 회부되게 되었다. 불행히도 부정을 저지른 부인의 작전이 모두 성취된 셈이 되어 부끄러운 기록이 되고 말았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