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몸과 생명 자체가 기적이다

2007-02-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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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목회학박사)

우리의 몸을 보면 경탄이 저절로 나온다. 기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 몸의 구성체와 돌아가는 신진대사만 보아도 그 현상 안에 기적 같은 일이 매일, 아니 매 순간 나타나고 있다. 앉은뱅이가 벌떡 일어나는 것만 기적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이다.

보이는 것만 기적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것에도 기적은 늘 같이하고 있다.기적이란 사람이나 잉태되는 그 순간부터 벌어진다. 현미경으로 보아도 잘 보이지 않는 미세한 세포 하나와 또 다른 세포 하나가 만나 잉태 된다. 수억 만개의 정자 중 하나가 난자와 만난다. 한 사람의 생명이란 이렇게 시작된다. 복권 한 번 당첨되는 확률은 수백 만분의 일이지만 사람
은 수억 만분의 일이라는 확률에 맞아 태어난다. 자신의 존재는 그래서 귀한 것이다.하나의 점에서 시작된 생명은 사람의 몸을 갖추기 위해 약 10개월이 소요된다. 아기로 태어나기 위해 엄마의 배 안에서 엄마의 태를 통해 아기는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인체의 모든 조건을 갖춘 후 태어난다.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줄기세포 연구는 이 기적을 풀기 위한 한 방편이다.
줄기세포는 무에서 유가 창조되는 과정의 역할을 한다. 과정은 몸의 모든 구성체 발달이다.


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진대사 현상이란 기적, 바로 그 자체다. 작은 예로, 음식은 먹으면 위로 내려가 소화되어 그 영양분은 온 몸에 전달된다. 전달된 영양분으로 몸은 지탱된다. 찌꺼기는 몸 밖으로 배출된다. 몸 안에 찌꺼기가 많이 남아 있는 것을 변비라 한다. 변비가 만병의 원인이 된다 함은 몸 밖으로 나갈 찌꺼기가 몸 안에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을 연구하고 사람의 몸에 병이 나면 고치는 학문은 의학이며 의술이다. 의학과 의술을 통해 인체의 많은 부분이 세밀하게 파헤쳐져 왔고 지금도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연구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연구된 부분보다도 수 만 배나 더 많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만큼 사람의 몸이란 복잡하고 미묘하고 섬세한 기적 현상의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을 연구하고 사람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학문의 의학과 의술은 그래서 매우 중요한 학문에 속한다. 그러기에 의사 한 사람이 탄생되려면 인턴과 레지던트까지 합쳐 보통 10년이 걸린다. 10년도 부족하여 더 공부한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 하면 우주보다도 더 귀하다 할 수 있는 기적 같은 사람의 생명이 있는 몸을 다루는 의술이기에 그렇다.

몸이 갖고 있는 기적 같은 많은 부분도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또 어떠하랴. 사람의 마음이란 기적중의 기적 같은 존재 현상이다. 나아가 사람의 마음과 또 그 마음을 품을 수 있을만한 영혼의 세계가 있다. 영혼 혹은 영의 문제도 사람의 몸과 무관하지 않다. 몸이 있어야 그 몸에 마음과 혼기 깃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더 믿을 수 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우리의 몸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적 같은 신진대사의 몸의 활동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아니다. 사람이 살아 있는 한 그 기적은 매 순간 일어나고 있음을 안다. 다만 잊어버리고 산다는데 문제가 있다.

생명을 품고 있는 몸의 신비는 어디까지 갈까. 몸이 있음으로 마음이 있고 영혼의 존재를 가늠할 수 있다. 몸이 없는 한 마음도 없고 영혼도 있을 수 없지 않을까. 몸이 튼튼해야 마음도 튼튼하다. 병약한 몸에는 나약한 마음이 뒤따른다. 마음이 튼튼하면 영혼까지도 튼튼하다. 보이지
는 않지만 몸을 건강하게 지탱하게 해 주는 신진대사의 현상 중심은 마음에 있다. 요즘 한국의 잘 나가는 처녀들이 꽃다운 나이 20대 중반에 자살을 계속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부모의 심정은 어떠할까.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나. 매순간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자신의 몸과 마음과 영혼에 깃든 절대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다. 한 생명은 절대 가치를 보유한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기에 그렇다. 한 생명의 가치는 그러기에 우주보다 더 귀하다.

사람은 몇 분만 숨을 쉬지 않으면 죽게 된다.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뇌사상태로 들어간다. 그러기에 산소가 있는 공기를 들어 마시고 내 뿜어야 산다. 들숨과 날숨이다. 사람의 몸은 이 숨쉬기를 자동으로 하고 있다. 죽은 사람처럼 잠들어 있는 상태에도 들숨과 날숨은 번갈아 운
동한다. 맥박이 뛰고 심장이 고동친다. 컴퓨터와 디지털이 제아무리 발달한다 해도 사람의 몸은 능가할 수 없다. 사람의 몸과 생명에는 하늘의 혼이 깃들어 있다. 하늘의 마음이 수 놓여 있다. 기적은 그냥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하늘이 베풀어주는 것이다. 몸과 생명 자체가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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