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의 용기가 필요할 때

2007-02-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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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전 MBC 아나운서)

사람은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해낼 때 성취감이나 만족감에 젖는다.
저마다 나답게 산다고 느낄 때 삶에 대한 보람을 갖는다. 나다운 일을 해낼 때 세상 사는 맛도 난다.제 구실을 못하거나 나답게 살지 못할 때 정신적 고통이 따르고 나다운 일을 못하면 가던 길마저 잃고 미로를 걷기 쉽다. 가야 할 길을 잃고 사는 것이 바로 방황이다.

평생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방황의 시기가 있다. 이런 때는 참다운 자기로부터 동떨어진 자기 표류에 허덕인다. 견디기 어려운 갈등의 순간이 이것이다.이 때를 인생의 전환기로 삼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용기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방황의 늪에서 평생을 보는 이도 있다. 삶의 방향을 바꾸는 일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가던 길을 멈추고 새 길을 찾아 방향전환을 과감하게 시도하는 일은 모험이기도 하지만 용기와 결단이 없이는 곤란하다.


옛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얻는 일에는 반드시 아픔이 따르는 법이다. 그게 세상 살아가는 이치다.실패를 경험한 사람이 또다시 실패의 고통을 겪는 것은 사고방식의 변화가 없기 때문이요, 고루한 자기 집착을 버리지 못해서 그렇다. 이처럼 자기 고집은 고통을 부르고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옛 것에 대한 집착이 강할수록 지난 날의 실수가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누구나 지난 날에 대한 애착과 아쉬움을 갖는다 가버린 날들을 돌이키면 돌이킬수록 미련 아니면 후회가 남는 것이 사람의 과거사다. 가는 세월 반드시 가게 되어있고 오는 세월 어김없이 오는 것처럼 올 것은 오게 되어 있고 갈 것은 가게 되어 있다.
끊어야 할 것을 과감히 잘라내는 모습이나 떠나야 할 때 떠날 줄 아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가는 것을 붙들 수 없고,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는 일이라면 가는 세월에 미련 두지 말고 오는 세월에 지나친 기대를 갖지 말 일이다.

지나고 보면 덧없는 일들이 많고 많은 것이 세상을 살아가 는 일이다.
스쳐간 세월에 대한 미련보다는 오늘이 소중하고 오는 세월에 대한 꿈보다 현재가 우선이다.그렇다면 마주치는 순간들을 출발점으로 삼고 당당하게 살아야 하겠다.마음에 평화를 품고! 얼굴에 미소를 짓고! 그리고는 가슴을 활짝 열자.세상이 어수선하고 시국이 어지러울수록 내 구실 다하고 나답게 살며 새로워지자.용기는 변화를 부른다. 변해야만 움직이는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주옥같은 세월을 헛되이 보내기에는 인생이 너무나 짧지 않은가. 늦었다 할 때가 빠른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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