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아는가?

2007-02-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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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석(뉴욕그리스도의교회 목사)

사람이 산다는 것 자체가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최근 사랑하는 아버님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왔다. 연예인들의 자살을 보면서 죽음은 아무리 포장한다 해도 아름다운 것은 아닐 것이다.그러나 죽음보다 더 비참한 것은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일 것이다. 기계에만 의지해서 살아있지만 아무 반응도 움직임도 없는, 언제 죽을지 모르나 또한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사람 곁에서 환자를 바라보는 식구들의 마음은 이루 말로 할 수가 없다. 살아있지만 의사 소통도 하지 못하고 결국 죽음으로 삶을 마무리하는 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인생이란 무엇인지, 삶과 죽음은 무엇인지 결론 없는 깊은 갈등 속에 빠지기도 한다.

사람들은 왜 죽음을 피하려 하며 생각하지 않으려 할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죽음이 우리의 이 땅의 삶을 끝내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버리기에 아무리 가난하고 힘들어도 살아있기를 원하게 된다.
죽음은 이 땅에서 이룩한 모든 것을 빼앗아가 버리고, 애써 모은 재물에는 하나도 손을 대지 못하게 하면서 데리고 가 버린다. 죽음은 욕망을 좌절시키고 모든 재물과 시간을 빼앗아 가 버리기에 가능하면 그 죽음을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이렇게 보면 죽음은 우리 인간의 가장 큰 적이며 파괴자이고 약탈자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이 죽음은 우리의 힘을 길러서 무찌를 수 없다는 데 우리의 절망감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죽음을 대적하기보다는 잊어버리고 살려고 한다.


죽음을 가장 잘 잊어버리는 길은 재물이나 권력이나 명예를 많이 얻어서 그것이 주는 즐거움에 빠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사람들은 이것들을 얻기 위하여 열심히 뛰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재물이나 권력이 많을수록 죽음은 더욱 두려워지게 마련이다. 아무 것도 없었을 때는 죽음을 맞이하여도 서운할 것이 없고 아까울 것이 없는데 가진 것이 많다 보면 죽음
이 억울하고 원통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사람들은 그래서 가능하면 이 죽음을 뒤로 미루고 이 땅에서 오래 살고 싶어한다. 의학의 발전
으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많이 늘어 과거보다는 훨씬 오래 살게 되었다. 어쨌거나 수명이 연장되어 죽음이 조금 뒤로 물려졌다고 해서 죽음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

죽음을 잊어버리고 사는 것이나 죽음을 뒤로 미루고 사는 것 모두가 결국 죽음을 피하려는 인간의 몸부림이다. 그러나 인간이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과정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마련이다.
나는 죽음의 위협은 사실 생명의 마지막 단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삶의 도처에서 죽음의 사신을 만나고 있다. 그래서 시편기자는 인생을 가리켜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라고 말한다. 나는 하나님을 믿는 자로 죽음은 이 세상을 잠시 떠나는 것이다, 라고 생각한
다. 곧 죽음은 이사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살다가 천국으로 이사하는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들의 삶 속에 있을 수 있는 가장 자랑스러운 요소 중의 하나는 ‘죽음에 대면하는 용기’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내세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과 죽은 후에 심판이 있는데 그 날에 부끄럼 없이 설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죽음에 대하여 인간은 죽음의 때를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상태로 나의 생명이 끝나게 될런지, 오직 하나님만이 아신다. 따라서 인간은 함부로 살거나 교만하게 살거나 악을 행하며 살아서는 아니될 것이다.또 한 가지는 우리가 살아있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남은 날 동안 내가 받은 사명이 무엇인지를 알아 섬기며 준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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