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성철 스님 주례사

2007-02-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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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취재1부 부장대우)

얼마 전 한국에서 결혼하자마자 보름만에 파경을 맞은 한 탤런트 커플에 대한 둘러싼 뉴스가 계속해서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한국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남자 연예인이 연애시절부터 여자 연예인을 폭행했으며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직후에도 아내를 구타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남자측에서는 “처가댁에서 무리한 혼수를 요구해 와 정신적으로 힘들었으며 이 와중에 아내와 말다툼이 발생, 따귀를 몇 차례 때렸다”고 해명했다.


세상에 ‘직업병’이라는 것이 있듯이 ‘매일 그런 내용만 연기하더니 결국 실생활도 드라마가 돼 버렸구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이들의 얘기는 거의 연속극의 극본 수준이다.유감스럽게도 요즘 세상에 이혼이란 단어는 해가 동쪽에서 뜨는 것처럼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 돼 버렸다. 특히 한국 연예계는 지난 수년간 톱스타들의 이혼 소식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아무리 측근에서 떠들고 언론에서 보도된다 할지라도 이혼을 결정하는 당사자들의 아픔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는가? 이들의 비정상적인 결혼생활과 가정생활을 비난하자는 것이 아니라 결혼과 가정에 대한 요즘 시대의 개념을 한번 짚고 넘어 가보자는 것이다.행복한 가정의 비결이 ‘사랑’과 ‘믿음’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지만 과연 요즘 우리가 이를 인정하고 있는 지 스스로 물어봐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요즘 세상에는 개탄할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성철 스님은 생전에 딱 두 번 주례를 했다고 한다. 지면상 성철스님의 주례사를 다 쓸 수는 없지만 그가 백년 가약을 맺는 남녀에게 준 메시지는 “아내는 남편에게 덕 보고자 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덕 보겠다는 마음이 다툼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살면서 손해 보기 싫어하는 것이 사람의 근본이겠지만 아직까지 ‘부부’라는 소중한 관계를 형성해가는 사람들은 성철스님의 주례사를 꼭 한번은 읽어보길 바란다. 화목하고 이해하는 가정이야말로 이 세상의 그 어느 것 보다 값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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