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회 선관위 재구성하라

2007-02-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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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오(우드사이드)

제 30대 뉴욕한인회장 선거를 관리할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18일 정식 발족되었다. 위원 9명 중 전·현직 한인회 임원이 5명이 위촉되었고 위원장에는 자신을 스스로 인준한 민경원씨가 되었다. 그는 한인회 이사장이라는 또다른 감투도 쓰고 있다.

스스로 위원장이 된 민 위원장은 그 알량한 위원장의 권리를 조자룡 헌 칼 쓰듯이 마구 휘둘러대고 있다. 한인회 회칙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은 한인회장이 위촉하게 되어 있다. 그는 그 위촉권을 남용하여 과반이 넘는 6명(선관위원장 포함)을 측근 인사(한인회 전·현직 임원)들로 구성했다. 물론 고유권한이니까 코드 인사야 당연하겠지만 해도 너무했다.


윤용상 전 선관위원장에 의하면 김기철 전임회장 당시 선관위원은 한인회 임원이나 이사가 아니었으며 한인회 임원도 선관위원 중 3명 정도였으다. 선관위원회도 처음부터 공개를 원칙으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 선관위원회는 어떤가? 마음만 먹으면 모든 사안을 입맛에 맞게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권력을 갖게 되었다. 현 한인회장은 얼마든지 수렴청정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이렇듯 선관위는 출발부터 잘못 되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선관위원장은 겸직까지 하고 있다.

선관위원장은 위원장 임무에 충실하려면 현 한인회 이사장직 감투를 즉시 벗어야 한다. 그런데도 민 이사장은 해결책을 찾도록 신중하게 고민하겠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엇을 고민하겠다는 말인가? 고민할 필요도 없이 당연히 벗어던져야 하는게 아닌가? 선관위는 선거와 투표의 공정한 관리 및 사무를 주관하는 하나의 독립된 기관으로서 그 누구의 눈치도 명령도 들을 필요 없는 완전한 독립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회의 눈치를 보느라 뉴욕한국일보에 대한 취재 거부라는 크나큰 실수를 저질렀다. 선관위는 “뉴욕한인회의 뉴욕한국일보에 대한 취재 거부 결정이 선관위에도 적용된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이는 엄밀히 따지면 직무유기요, 자기 기만이다. 그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권리마저도 스스로 포기한 졸장부가 되어 버렸다.

선관위는 또 선관위의 중립성에 대해서는 “입후보자에 대한 중립”이라고 말했다. 물론 입후보자에 대한 중립은 당연지사이고 그가 속한 기관이나 단체에 대해서도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것쯤은 기본이다. 그런데 그것도 모른단 말인지? 왜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고 한인회에 예속되어 하수인 노릇을 하겠다는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선관위는 아무리 사소한 사안을 논의할지라도 공개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 밀실(비공개)회의란 항상 뒷말을 남기게 되어 있다. 때문에 매사를 공개하여 그 때 그 때 여론을 수렴해야 되거늘 어찌된 일인지 1,2차 회의를 비공개리에 진행시켰다.그는 그 이유에 대해 “결의사항도 없으면서 공개로 해 불필요한 번거로움을 주고싶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 번거로움이 무엇인지 그리고 누가 느끼는 번거로움인지 알고 싶다. 그는 또 “뉴욕한인회의 뉴욕한국일보에 대한 취재거부 결정이 선관위에도 적용된다”고 했는데 이는 곧 선거관리위원회는 뉴욕한인회의 어용기관이라는 말과 다름 아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그러나 고목에도 꽃은 피는 법! 다행히도 이시준 선관위원이 12일 선관위의 중립성과 인선에 반기를 들고 전격 사퇴했다. 선관위의 편협되고 무지한 행동(한국일보 취재거부 및 비공개회의)과 선관위원에 현 이사장과 부이사장인 자신까지 포함된 것에 대해 회의를 품고 사퇴까지에 이른 것이다. 만시지탄이나 사퇴를 결심한 이시준 부이사장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현 선관위원회를 해체하고 좀 더 이성적이고 능동적이며 중립적인 선관위를 재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한인회장은 학계, 법조계, 종교계, 직능 및 봉사단체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참신하고 덕망있는 인사들로 선관위를 재구성하는데에 주저하지 말라! 그리하여 퇴임 후에도 훌륭한 회장이었다는 동포사회로부터 칭송받는 인물이 되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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