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한인회 선관위, 이래선 안된다

2007-02-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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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당시부터 현 한인회 인사들이 많이 포함되어 공정성이 크게 우려됐던 뉴욕한인회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정성 훼손 의혹에 휩싸이면서 위원이 사퇴하는 등 파란을 맞고 있다. 선거일이 두달 남은 현 시점에서 일고 있는 이러한 선관위의 파행이 거듭될 경우 앞으로 선거를 둘러싼 한인사회의 불화와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이번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인적 재정비가 필요한 상태이다.

위원 9명 중 5명이 현 한인회의 이사 및 임원인 선관위는 그간 선거관련사항을 결의한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고, 한국일보에 대해 선거관련 기사의 취재를 거부했다. 특히 선관위원장을 겸임한 현 한인회 이사장은 선관위가 한인회 소속이므로 한인회의 취재 거부 결정이 선관위에도 적용된다고 주장했다.이와같은 사고와 발상은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생각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선관위가 한인회 기구이기는 하지만 한인회장 선거를 관리하기 때문에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고 그 존립의 의미마저 없게 된다. 이와같은 선관위에서 현 한인회의 이사와 임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현 한인회장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이사장이 선관위원장을 겸하고 있다는 사실은 선관위의 공정성에 의문이 일게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주 뉴욕지역 한인연합회는 선관위의 취재거부 철회와 공정한 선관위 운영을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하기로 결의했다. 또 뉴욕사회의 분쟁을 조정하기 위한 기관으로 12일 발대식을 가진 뉴욕한인포럼 관계자들도 선관위의 취재 거부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선관위의 공정성 훼손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같은 사태와 관련, 선관위원의 한 사람인 이시준 위원이 12일 선관위가 공정성과 중립성을 상실했다고 지적하면서 선관위원직을 사퇴했다.이와같은 선관위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는 현 선관위가 앞으로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을까에 대해 큰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선관위, 특히 선관위원장이 현직 회장과 밀착되어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지 않았을 경우 얼마나 큰 불상사가 발생하는가를 우리는 지난번 플러싱한인회장 선거에서 이미 보았다.

이번 한인회 선거에서 그와같은 불상사의 재발을 방지하고 선거를 공명정대하게 치르기 위해서 선관위가 취재 거부와 그밖에 불공정 의혹을 받을 수 있는 일을 일체 삼가할 것은 물론 불공정 의혹을 받고 있는 선관위 자체를 중립적인 각계 지도자들로 개편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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