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외국인 입맛 공략하는 한국음식

2007-02-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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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경(취재2부 차장대우)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는 지난 달 ‘김치, 갈비&김밥; 한국음식이 미국인의 미각을 자극한다’를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이 행사에는 모모푸쿠 누들바와 쌈바를 오픈해 뉴욕타임스와 뉴욕매거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요리사로 꼽힌 데이빗 장 씨와 퓨전 한국음식 ‘도안’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레이첼 양, 한국음식의 글로벌화에 성공한 우래옥의 매니저 댄 레이저 등이 참가했다.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인정받는 이 한국요리 전문가들은 뉴욕에서 한국음식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며 한국 음식점이 한인을 주 고객으로 하던 시대가 지났다고 입을 모았다.물론 한인이 밀집된 지역의 한국 음식점에는 아직도 한인 고객 점유율이 높지만 이스트·웨스트 빌리지, 소호 등에 있는 한국 식당에 가면 90% 이상의 고객이 외국인이다. 32가 한인 타운만 하더라도 주말 저녁시간 대에는 한인-외국인 고객 비율이 50대 50이다.이들의 성공비결은 한가지이다. 고유의 한국 입맛을 제공하든, 퓨전화한 한국 음식을 선보이든 주 고객이 좋아하는 음식을 연구, 제공하는 것이다.


소호에 위치한 우래옥은 고객 대부분이 젊은 외국인이나 한인 2세이기 때문에 맵고 짠 재료 대신에 과일이나 향이 첨가된 소스를 사용하고 있다. 또 모모푸쿠 누들바와 쌈바는 이스트빌리지를 찾는 외국 고객들에게 동양적인 입맛을 알리기 위해 한국적 색체가 강한 기본 요리에 일본·중국음식 등 동아시아 요리를 두루 포함했다. 다운타운 월가에 위치한 세자매는 외국 고객들이 비빔밥과 같은 맵지 않은 영양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가장 고객이 많은 점심시간에 비빔밥을 테이크아웃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밖에 32가 한인 타운에 위치한 일부 한국 식당들도 외국인들이 두부를 선호하는 것을 알고 순두부찌개의 맵기 정도를 조절해 제공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처음에는 ‘구역질이 난다(yucky)’고 여겼던 스시와 사시미가 미국 요식 시장을 사로잡은 것처럼 한국 ‘김치, 갈비&김밥‘이 먹히려면 지역적 특성, 고객층을 고려한 전략적인 요리법 개발과 마케팅이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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