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왜 이경로회장이 비난받는가?

2007-02-0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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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성(뉴저지)

뉴욕한인회는 40여년 전에 이민사회에 조직되어 역대 회장들과 임원들, 그리고 동포들의 관심속에서 많은 수고를 해왔다. 뉴욕한인회는 한인동포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대표단체로서 그동안 주류사회와 관련한 당면문제들을 위해 열심히 일 해왔다.

그런데 요즘 시끄럽게 분란을 조성하는 현 이경로 회장의 문제는 전임 회장들이 일하는 자세와 전혀 다르게 마치 한인사회의 주도권과 이익배당의 이니셔티브를 잡으려는 것과도 같은 황당한 태도와 언행이다.
지난해 코리안 퍼레이드에도 주도권 문제로 이회장이 시비를 걸고 나오자 이문성 전 회장이 중재를 하여서 상호 합의해 행사를 잘 치루었다. 그런데 100여개 단체가 참여해 성대하게 개최된 지난 맨하탄 퍼레이드에 뉴욕한인회가 한 일은 무엇인가?


코리안 퍼레이드는 올해로 27회째인데 그 중 4회를 뉴욕한인회 주최 뉴욕한국일보 주관으로 잘 협력하며 진행해 왔다. 한인회 상근직원 몇 명이 이 일을 감당할 수 없어서 한국일보가 한인동포사회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음으로 20년 이상 맡아서 해 왔다. 그런데 한인회가 자리
잡혀 간다 해서 그 행사 주도권을 일방적으로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한 것이 아니다.

지난 1월 13일 한인의 날 행사 진행만 하더라도 한인회 자체에서 주관할 여력이 없어서 못하고 외부 회사에 주관을 맡겨 진행하지 않았는가? 그런 형편에서 더 큰 행사인 코리안 퍼레이드 주관을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것은 결국은 20여년 키워온 행사를 일방적으로 빼앗아가거나 다른
회사에 주겠다는 말인 것이다.공법과 관례에는 당연한 권리로서 우선권과 기득권을 인정하고 있다. 명목상 주최자인 뉴욕한인회가 주관사를 임의로 교체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경로 회장은 “역대 회장들이 잘
못한 일을 내가 아니면 누가 바로 하겠느냐?”면서 그동안 잘 협력해온 역사적 사실을 일체 부정하고 자신만이 옳다는 소영웅주의적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속셈이 다른데 있었다는 것이 최근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 이회장은 자신이 먼저 행사허가 신청을 약속을 어기고 이중으로 해놓았으면서 한국일보측이 결산서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코리안 퍼레이드가 커다란 이익을 내는 행사가 아니고 오히려 초과지출이 발생하는 행사이므로 그것은 이회장의 주관심사가 아닐 것이다.
한인동포사회가 그동안 추진해서 성장시켜온 여러 사업들을 모두 뉴욕한인회가 주도해온 사업으로 일괄 계획서를 작성해서 본국정부 예산에 편성시키고, ‘뉴욕한인 엑스포’로 그 ‘돈’이 나올 것처럼 보이자 문화축제위원회를 급조해서 자신이 위원장을 맡음으로 ‘자금의 직접 관리’가 이회장의 최고의 관심사인 것이 드러났다.

어차피 정부 예산에는 비목이 정해져 있고, 50만 동포들이 눈여겨 지켜보고 있다. 모처럼의 본국정부 지원금은 뉴욕주재 공관에서 주관해서 건별로 공정하게 집행하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현재 한인회 재산운용 내용마저도 불신을 받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인회 재정보고 웹사이트에 일반 기부금의 입금이 누락되어 있고 특별 모금-한국전쟁참전 베테랑 기념비, 한인의 날 기념비 모금 등의 내역이 당연히 명시되어야 한다. 금전에 관한 내용은 단 한 점이라도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전례없이 한인회장을 연임하겠다고 재출마의 의지를 보이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한인사회에 분열을 일으키는 자신의 일련의 파행을 통해서 ‘강한 지도자의 이미지로 어필’하겠다는 것이 속마음이다.사전 선거운동이 이미 시작된 셈이다. 그러나 한인동포사회가 보다 정직하고 겸손한 지도자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본인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동포사회의 조직이나 행사를 ‘자신의 얼굴 만들기’에 이용하지 않고 성실한 자세로 동포사회의 화합을 위해 봉사할 참신한 일꾼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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